제 아들 대건 안드레아의 속눈썹은긴 편입니다. 어른들 말씀에 속눈썹이 길면 잠이 많다고 하던데, 옛 말씀이 맞는 것인지 미사 시간에도 참 잘 자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의젓해져 미사 시간에 졸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달리 졸려 하며 유아실에서 편히 자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만 4세가 되어가던 무렵, 어느 정도 엄마 아빠의 말도 알아듣는 것 같은데, 너무 미사 시간에 누워서 자는 것
같아 “석현아, 이제 그만 자고, 기도해야지” 하니, 벌떡 일어난 아이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기도합니다. 대건 안드레아는 무엇을 저리 기도했을까요?
미사 시간에 졸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을까요?
이런 대건 안드레아도 지금은 주일학교에 다니면서, 신부님강론이 교중미사 때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면서 졸지 않습니다. (아니 ‘졸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저는 이렇게 잘 자라주는 대건 안드레아를 보면서, 시간이 다 해결해 주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던 제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글ㅣ정우원 제준이냐시오 (동탄능동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