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대화, 비폭력 대화
“너 또 온라인 수업 빠진 거야? 미쳤니? 이렇게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하면 넌 커서 도대체 뭐가 되려고 이러니? 차라리 다 때려치워! 오늘 학원도 갈 필요 없어, 너한텐 이젠 한 푼도 안 쓸 거야.”
제 앞에서 길을 가던 어머니가 전화를 끊더니 함께 걷던 아들에게 한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대화가 어떻게 들리시나요? 저 어머니의 말은 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사랑이 전해질까요? 아니면 수업에 빠지면 안 되겠다는 가르침을 배우게 될까요? 어머니의 말은 비난, 모욕, 협박뿐이었습니다. 마음은 하나도 전달이 되지 않는, 단순한 분노만 표출할 뿐 아들이 잘 배우고 성실하기를 바라는 마음, 아들을 신뢰하고 싶은 마음은 전달이 되지 못했습니다.
2020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으나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라는 재앙 안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코로나 블루(우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모두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현상이 ‘폭력적인 소통’인데요. 이런 위기가 올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더 절실하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져야 할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 지혜의 방법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비폭력 대화”를 권해 드립니다.
여기서 “비폭력”이란 단순히 폭력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전혀 “폭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말할 때에도, 의도하지 않게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내 안에서 문득문득 일어나는 분노와 억울함, 미움, 외로움들이 나도 모르게 공격성을 일으키고 폭력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우리는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의 인간성, 우리의 영적인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소통의 방법인 비폭력 대화를 앞의 두 모자의 대화에 적용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방금 담임선생님 전화인데, 네가 온라인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어.(관찰)
전화 받으면서 너무 민망했고 실망스러워. 걱정도 돼.(느낌)
엄마는 너를 믿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 이해하고 싶어서 그러는데(욕구)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엄마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부탁)”
어머니가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아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가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전하는 언어를 기억한다면 비폭력 대화는 가능합니다. 대화를 시작할 때 평가하지 말고 관찰로 시작해보세요. 관찰은 내가 본 것, 내가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글 | 이윤정 요안나(비폭력대화 국제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