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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바라와 여호수아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3-17 11:34:38 조회수 : 350

 아들 여호수아의 예비 신학생 모임 지원 서류에 지원 동기를 뭐라고 써야 할지 생각 중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힐끗 서류를 보고는 타의에 의한 강...원 이라고 써. 신부님이랑 엄마가 하랬잖아!”라고 말하며 멀찍이 도망갔습니다. 여호수아의 순수한 자발적 지원이 아닌 건 맞지만, 권유와 수락으로 합의된 지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자미 눈으로 여호수아를 쏘아보며, ‘권유에 흔쾌히 응함이라고 꾹꾹 눌러 썼습니다.

 

내가 선택한 종교도 아닌데, 왜 성당에 다녀야 하는 건가?” 저 역시 청소년기에 엄마에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일을 떠올리며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종교도 세례도 상속으로 받았기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종교에 대한 아이의 생각과 태도는, 그 시절 저와 닮아 공감될 때가 많습니다.

 

여호수아를 주님 안에서 키우기 위해 고심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세례성사, 견진성사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때와 장소는 달라도 주님 은총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바르바라와 여호수아는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듯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행복으로 우리를 부르심에 기쁘게 참여하는 특권을 누리자.”라고 말하며 사진을 함께 보자고 여호수아를 다시 불러봅니다. 물적 상속에 비할 수 없는 신앙과 영적 상속의 의미를 함께 감사할 날을 기다리면서.

 

글ㅣ김선미 바르바라(율전동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