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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과거-현재-미래의 연결고리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2-17 09:49:39 조회수 : 382

골다공증은 암처럼 운 나쁘게 느닷없이 맞닥뜨리는 질병이 아닙니다. 스테로이드 투여 등으로 인한 2차적 골다공증을 제외한 대부분은 20대 말까지 얼마나 골 무기질을 비축해 놓느냐에 의해 결정됩니다. 저축을 예로 들면, 두 명의 고교동창이 은퇴했는데 한 명은 10억 원을 모아 놓았고, 한 명은 1천만 원을 모아 놓았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동창끼리 모여 점심 식사(곰탕과 막걸리)후 당구로 소일하는 그들은 매일 약 2만 원을 지출합니다. 1천만 원을 모아 놓은 동창은 500일이면 동나지만, 10억 원을 모아 놓은 동창은 걱정이 없습니다.

 

골다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기에 얼마나 칼슘 등의 골 무기질(bone mineral)을 축적해 놓느냐가 수십 년 뒤 미래의 중-노년 뼈의 강도를 결정합니다. ‘젊을 때는 버는 족족 신나게 써버리고, 노후 자금은 은퇴할 때 많이 벌면 되지 뭐하는 생각이 비현실적이듯이, ‘골다공증 걸리면 그때 가서 대비하면 되지 뭐하는 생각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신약 성경 구절, ‘이렇게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마태 25, 1, 마르 13, 32, 루카 17, 26)의 등잔기름처럼 미래에 대한 대비는 순전히 스스로의 몫입니다.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할 수고를 남이 대신하게 합니다(: 영화 <기생충>, 부자 대신 곤장 맞는 흥부). 하지만 건강 문제에 관한 한 아무리 권력이 세고 돈이 많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챙기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음은 자연의 섭리이자 하느님이 정하신 평등한 법칙입니다.

 

뼈의 길이 성장이 완료되는 시점(한국인 평균 : 여성 16, 남성 18)을 중심으로 앞뒤 각각 10년 간의 운동량이 골 무기질 축적에 가장 중요합니다.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 시절의 체육활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신체활동은 뼛속 무기질뿐 아니라, 사회성을 키우는 데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단체 구기 종목을 통해 팀 내 일원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익히고 수행하는 훈련은 앞으로 사회, 가정생활을 잘 꾸려가는 데에 초석이 됩니다. 아이들이 골목에서 모여 놀던 옛 시절 대신 외딴 공간에서 혼자 공부하고, 남보다 높은 점수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어 버린 한국의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어떤 곳일까요.

 

성장기-청소년 시절(활동량)이라는 과거가 현재 중-노년 뼈의 건강(골밀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듯이, 현재 청소년들의 신체-사회 활동이 미래 우리 사회의 건강도를 결정할 것입니다. 선진국 생활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거기 애들은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게 아니고 운동, 단체 활동 하느라 엄청 바빠!”


글ㅣ김용민 베드로(국립경찰병원 정형외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