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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굿거리장단 쌍교동 성당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2-03 08:44:56 조회수 : 383

사각 첨탑 위의 돔이 멋스러운 남원의 쌍교동 성당은 남도의 고장답게 구수한 사투리 같은 정이 묻어나는 성당입니다. 성당에는 1030분 미사를 앞두고 30분 일찍 나와 미사 준비를 하는 성가대원들과 교우들로 자리의 반이 차 있었습니다. 저마다 묵상기도를 하거나 조용히 앉아 미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성가대에서 흘러나오는 굿거리장단의 장구 소리는 이곳이 남도의 고장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주었습니다. 처음 듣는 국악 풍의 성가 소리에 어깨가 절로 들썩거려 미사 참례 내내 곤욕을 치러야 했습니다. 또한, 이날은 30년 된 오르간을 교체하여 새 오르간으로 드리는 첫 미사라 미사 시작에 앞서 축복식까지 하였으니 아름다운 오르간과 장구 소리가 만들어 내는 장단의 합주가 더욱 멋스러웠습니다.

 

남원의 쌍교동 성당은 전주교구 성당으로 1958년에 완공된 건물입니다. 박해시대를 지나 천주교에 비교적 관대했던 전라도 지역이었지만, 남원은 유교적 영향으로 전교가 무척 어려웠던 지역이었다 합니다. 교우들의 노력에도 교세가 커지지 않자 인근 수분리 공소의 몇몇 신자들이 이곳으로 이사를 와 희생적인 전교를 펼친 후에야 교세가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만큼 성당 건축에도 정성을 들여 지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흰색 석조와 붉은 벽돌의 조화가 아름답고, 성당 내부의 흰색과 목골 구조의 천정도 아름다웠습니다. 부드러운 아치의 창은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어 창을 뚫고 들어오는 빛이 성당 곳곳을 형형색색으로 밝혀 그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라는 말씀처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수많은 발의 희생이 남원이라는 굳은 땅에 전교의 역사를 이루고, 남원에 아름다운 하느님의 집을 세웠으리라 믿습니다. 지금도 남원 쌍교동의 교우들은 신심을 다해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듯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교적 젊은 신자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성경 속 자케오처럼 예수님을 보러 나무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를 미사 중에 기도했습니다.


·사진ㅣ이선규(예비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