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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란? 하느님과의 수다입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12-31 16:12:02 조회수 : 1291

기도란? 하느님과의 수다입니다!


‘기도 맛들이기’ 코너를 통해 부족하지만 제 삶과 기도 생활을 나눌 수 있어 큰 기쁨이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름 기도한다고 발버둥치지만 어느새 게을러지고 타성에 젖는 저를 일으켜 세우는 은혜로운 초대로 여기며, 기도 속으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은 기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기도에 깊이 몰두했던 신앙 선배들은 대체로 기도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인간과 하느님과의 연결, 하느님과의 소통, 하느님과의 만남, 하느님 안에 머뭄, 하느님과의 일치…. 저는 이 모든 정의를 통틀어서 조금 생뚱맞은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기도란 바로 ‘하느님과의 수다’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다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여성들만 수다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정년 퇴임하신 형제님들도 “라떼는 말이야~”하면서 말씀 한 번 시작하면 끝낼 줄을 모릅니다. 젊은 형제들도 또래끼리 모이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한번 앉았다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깔깔대며 수다를 떱니다. 그러다가 저 같은 ‘왕꼰대’라도 나타나면 개울 속 피라미 떼 도망가듯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런데 수다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혹시 자매님들은 수다를 나눌 때 주로 어떤 상대를 선택하십니까? 과묵한 시아버지나 잘 알지 못하는 먼 친척 어르신과 수다 떠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수다는 마음 편하고 허물없는 사이, 아주 가까운 사이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에 실패하는 중요한 원인 하나가 있습니다. 기도의 주체이자 전부인 하느님을 너무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 같은 죄인과는 멀리 동떨어져 계신 분, 나와는 별 상관없는 분이 되다 보니, 자연스레 기도는 부담스러워집니다. 기도를 ‘하느님과의 수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편안한 친구’처럼 여겨야 합니다. 하느님을 다정다감한 존재로, 사랑하는 연인처럼 여겨야 참된 기도가 시작됩니다. 기도는 우리가 마음 편히 하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좀 더 편안해져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느님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두려움의 대상, 멀고 먼 당신이 아니라 생각만 해도 달려가고 싶은 친구 같은 하느님, 자상한 아버지 같은 하느님, 다정다감한 어머니 같은 하느님…, 그런 관계의 재설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저는 하느님을 친아버지나 친오빠처럼, 때로 사랑하는 임처럼 대합니다. 저는 기도를 하느님과 저 둘 사이에 오고가는 친밀한 우정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