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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지금 여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1-27 09:34:25 조회수 : 404

교우 : “신부님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사제 : “저는 교우분들과 주님을 믿고, 공동체가 함께

미사를 봉헌할 때 행복합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사제를 만난 분들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언제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늘 대답을 망설입니다. 스스로 성찰해보았을 때, 제가 행복을 자신 있게 고백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는 행복을 갈망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살아가는 모든 이가 그토록 원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재물을 많이 소유하는 것, 질병 없이 삶을 살아가는 것, 죽음을 피해 장수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할 겁니다. 이처럼 오늘날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척도는 생로병사를 극복하는 것과 재물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행복이란 주님 안에 머물며, 세상 안에서 이웃과 부대껴 살아가는 삶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 행복은 지금 여기에 충실히 머무는 이들의 삶 한가운데 있다는 겁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과거의 죄와 잘못으로 인해 고통받고 후회하며 살아가는 삶을 바라지 않습니다. 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염려하며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 앞에 펼쳐진 이 순간에 온전히 그리고 충실히 살아가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창 신부가 서품 성구를 정할 때, 우연히 그 구절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로마 12,15).

 

저는 속으로 멋있는 성경 구절을 정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짧은 제 인생과 사제생활을 돌아보니, 기뻐하는 이들과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느낍니다. 이웃의 미소가 나의 미소가 되고, 이웃의 눈물이 나의 눈물이 되는 것은 겸손함을 지니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로마서 1215절의 말씀은 행복을 찾는 신앙인들에게 현재의 행복을 느끼고 실천하게끔 이끄는 좋은 묵상 구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1월을 마무리하며, 나의 행복은 지금 여기에 펼쳐져 있음을 알고 믿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노력합시다. 또 이웃에게 미소 지어줄 줄 아는, 세상의 고통과 아픔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다짐해봅시다. 그때 우리는 행복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조금은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글ㅣ이재혁 요한 사도 신부(1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