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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한 숟갈, 기도 한 사발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1-13 09:12:39 조회수 : 478

딸 마리아는 1.9kg의 미숙아로 8개월 반 만에 일찍 세상에 나왔습니다. 체중이 2.3kg이 된 이후에 병원에서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퇴원만 하면 잘 자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화 기능이 약해 분유도 100cc 이상 먹지 못했고, 40도를 넘나드는 고열로 자주 고생을 했습니다. 이때 미숙아를 키우는 것이 엄청나게 힘든 일임을 몸소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를 낮 시간 동안 돌봐준 이모님은 독실한 신앙인이셨습니다. 항상 웃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고, 분유를 먹일 때나, 아이가 고열로 힘들어할 때도 아이를 꼭 안고 기도해주셨습니다. 기도 덕분인지 마리아는 신기하게 빨리 열이 내리곤 했습니다. 마리아가 지금처럼 건강해진 것은 엄마의 기도보다 이모님의 기도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기도는 양이나 질이나 이모님 기도에 비하면 부족하기 짝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분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항상 기도해야 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편, 아들 바오로는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고 중학교 때는 붕대를 감고 등교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왜 하느님은 이렇게 아픈 아이들을 저에게 주셨나요? 왜 바오로에게 이런 고통을 주실까요?’ 등등 푸념이 가득했고, 그 시절 여러 성지를 다니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9일 묵주기도도 자주 드리며 제발 바오로의 아토피를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기도 덕분에 아들의 중증 아토피는 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지금 20대인 바오로는 아토피가 몸과 마음에서 보내는 일종의 빨간 신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컨디션 조절을 못 하거나 긴장, 두려움, 걱정이 생기면 아토피가 슬그머니 올라오고, 문제가 해결되면 스르륵 사라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아토피가 심해지면 장시간 기도는 못하더라도 화살기도를 드립니다. 바오로는 아토피를 통해 생활 속 기도를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마리아, 바오로보다 더 많이 아프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가고, 진단을 통해 의학적인 치료를 받게 됩니다. 치료와 동시에 믿음을 바탕으로 기도 한 숟갈, 나아가 기도 한 사발을 첨가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치유의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결과가 삶이라고 설명하신 프란치스코 성인은 기도가 대지와 심장을 정화함으로써 생명을 가져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의사 엄마의 부족한 기도에도, 아들의 짧은 화살기도에도 주님께서는 모두 응답해주셨습니다. 또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병자들의 치유를 바라시니, 기도는 치유의 지름길이 분명합니다. 아멘!


 글ㅣ차언명 바울라(광명 차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