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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마태 1,18)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12-23 09:20:46 조회수 : 448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세상에 참 빛으로 오신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우리는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구세주의 탄생을 온 마음으로 기뻐하며 경축합니다. 이 세상에 성령의 위대한 업적이 일어났습니다. 동정 마리아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외아들을 잉태하고 세상에 낳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성모님을 통해 이 세상에 들어오시어 세상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거처를 세상에 두신 것은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몇몇 개인이 아니라 온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구원의 빛이 온 세상을 널리 비추도록 우리가 초대받았습니다. 우리의 소명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오늘을 맞이합시다.

 

1.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작년 10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이란 주제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긴 여정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기존의 기간보다 더 늘리시고, 그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여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 곧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셨습니다.

 

시노달리타스는 성삼위의 일치에 바탕을 두고 하느님 백성 전체가 하나 되어 교회의 삶과 사명에 참여하는 것을 일컫습니다(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6항 참조). 이러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교구는 교회를 구성하는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새롭게 다가온 것도 있었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 하느님께서 교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수많은 소리가 참된 성령의 소리인지를 식별해야 하고,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한마음으로 자기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며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시노달리타스 정신은 마치 마리아가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한 것처럼, 하느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데서 출발합니다.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나자렛의 한 처녀를 통해 위대한 구원의 업적을 이루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 사회의 변두리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통하여, 본당이나 교구에서 자기 역할을 찾으려고 애쓰는 작은 이들을 통하여 당신의 일을 계속하십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 안에 하느님께서 머무르시고 활동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소리, 구원을 갈망하는 소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소리를 경청하며, 그들과 함께 하느님의 일을 식별하고 그 일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나의 삶 안에, 우리 사회 안에, 우리 지구촌 안에 개입하심을 믿고, 성모 마리아처럼 그분의 개입에 순종하는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2. 영적 쇄신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시대를 힘겹게 겪었습니다. 이 감염병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변화한 시대에 맞춰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이 시급해 보입니다. 오늘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은 만물에 앞서 계셨고, 만물 안에 존속하시며, 만물 위에 계시면서 우리를 신적 생명으로 불러 모으십니다. 아기 예수님에게서 십자가의 주님, 부활의 주님을 보는 우리의 눈은 행복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 주님으로서,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또한, 우리의 미지근한 신앙을 새롭게 불러일으키십니다. 이제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께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과거의 나쁜 습관과 죄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청합시다. 복음을 받아들이는 신앙과 복음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청합시다. 그리고 복음의 빛을 온 세상에 비추는 사도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이러한 영적 쇄신이야말로 이 시대의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2023년은 수원교구 설정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빗대어 본다고 해도 그 의미는 적지 않을 것입니다.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우리는 영적 쇄신과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리구, 지구, 본당은 시노드 정신 안에서 각자의 영적 쇄신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영적 쇄신을 위한 여정 중심에 하느님의 말씀이 자리해야 합니다. 우리 교구의 모든 구성원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영적 쇄신에서 찾고 또 얻어야 합니다. 나아가 영적 쇄신으로 힘을 얻은 우리는 코로나19로 하느님과 잠시 멀어진 교우들과 청소년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팬데믹으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전해주어야 합니다.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바라십니다.

 

언제나 우리가 구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상에 오시어, 우리의 삶에 빛을 밝혀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총이 여러분과 가정에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212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