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할아버지로부터 신학교 입학 허락을 받으러 갔던 일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저는 개신교 집안 출신으로, 할아버지는 개신교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때 할아버지는 저에게 “인생의 일부분(Half way)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평생(Till the end)을 생각해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다시금 ‘평생을 위해 결정하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도 같다고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경고, 경계·조심, 격려’ 세 가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경고’가 세상의 구조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경고라고 믿습니다. 성령의 성전인 우리 몸은 이 세상에 살면서 아주 많은 것으로 장식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 세상 유혹에 빠지면서 어두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령의 빛보다 이 세상의 화려함이 우리 삶 안에서 더 익숙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복음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유혹이 되지 않도록 하며, 끝까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는 ‘경계하고 조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강합니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또 다른 질문은 ‘우리의 믿음은 과연 얼마나 강합니까?’입니다. 현대 세계에서 종교에 대한 박해는 드뭅니다. 그러면 이 시대에서 종교에 대한 박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 안에서 박해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해는 우리가 모두 평생 주님에 대한 믿음을 실천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한 박해입니다. 또 이 박해는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버리고 그리스도의 계명과 가르침을 지켜야 되는 박해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힘든 박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은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실망하지 않고 힘내라고 ‘격려’하신 말씀입니다. 가끔 남자 화장실에 가보면 ‘한 걸음 더 앞으로 갑시다’라는 예쁜 글귀가 쓰여 있는 걸 봅니다. 이 글귀처럼 나의 작은 노력으로 주님께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나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시는 주님께서는 나에게 도움을 주러 오십니다. 주님께서 오늘 하신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루카 21,15)라는 말씀으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약속과 격려는 당신께서 우리를 절대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를 사랑으로 돌보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믿음의 여정은 인생의 일부분(Half way)이 아니라 평생(Till the end)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 안에 당신이 머무실 수 있도록 여러분이 성령께 마음이 열려 있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도록 도우시는 분은 성령님이십니다. 우리의 믿음이 더 강해지고 세상의 세력이 성령의 성전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서로와 온 세상을 위해 기도합시다. 세상 끝까지 우리의 믿음이 굳건하도록 기도하고 주님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에 우리가 모두 준비되어 있음을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