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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뭇해진다는 것이란?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10-07 10:10:47 조회수 : 564

국어사전에 따르면 감사(感謝)라는 단어는 어떤 이가 베풀어준 호의나 선행에 흐뭇해진 마음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호의를 베풀어준 상대방에게 나의 이런 흐뭇한 마음을 표현할 때 우리는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호의를 베풀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보통의 삶을 더욱 의미 있는 삶으로 만들어 갑니다. 만일 감사할 일이 없는 삶이라면 너무나도 외롭고 삭막하지 않을까요?

 

오늘 시작부터 왜 이리 감사라는 단어를 운운하냐면, 오늘 말씀 전례의 핵심이 바로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1독서에서 감사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병 환자인 나아만이 깨끗해진 후 하느님의 사람인 엘리사에게 가서 보여준 말과 행동은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이어지는 화답송에서 시편 저자는 하느님께서 이룩하신 기적과 승리, 구원과 정의 등을 말하면서 하느님의 조건 없는 호의와 선행에 모두가 감사와 찬미의 노래를 부르도록 북돋워 주고 있습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사랑하는 그대여,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통해 성찬의 신비를 마련해 주신 예수님의 호의를 기억하게 합니다. 이 기억들은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여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복음에서는 나병 환자 중 한 사람만이 깨끗해진 몸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서 돌아와 발 앞에 엎드리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언뜻 이 이야기들에서 하느님의 호의와 치유가 핵심처럼 느껴지지만, 주인공은 그 호의와 치유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믿음과 신앙입니다. 몸이 깨끗해진 열 명의 나병 환자 중 마음이 흐뭇해져 진심으로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린 한 사람만이 구원을 얻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 주님 기적의 척도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앙의 척도입니다. 비록 나머지 아홉 명의 몸은 깨끗해졌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신앙이 크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기적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 은총이 기적을 만드는 것은 믿음과 신앙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은 최근 얼마만큼 마음의 흐뭇함을 느끼고 주님께 감사함을 고백하셨나요? 혹시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에게 매일 무상으로 주어지는데,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지는 않았나요? 이제부터 기억하고 믿읍시다! 매일 전례 거행을 통해 벗을 향한 예수님의 호의와 선행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억하고 믿읍시다! 그러면 우리는 보통의 삶에서 매일 무상으로 받는 하느님의 은총을 알아볼 것이고, 마음이 흐뭇해져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흐뭇한 마음은 우리의 믿음과 신앙을 더욱더 강하게 성장시켜 줄 것이고, 우리의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글ㅣ김일권 요한 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