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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이 초래하는 인류위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7-08 09:05:47 조회수 : 559

수많은 TV 채널에서 먹방예능이 나옵니다. 요리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식을 상품으로 삼아 게임을 하거나 자급자족을 하는 등 먹는 것은 실패하지 않는 인기 소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많은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도 유행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먹는 것을 과시하고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채널을 넘겨 볼까요. ‘세계 식량 위기에 대한 뉴스로 세상 곳곳이 혼란스럽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기후 위기가 맞물려 중동과 유럽의 옥수수, , 비료의 값이 크게 상승했죠.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선진국이 겪는 문제는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에서 더욱 심화됩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식량위기를 예고하는 현 상황에서 당장은 주가 폭락 등 재정적 문제가 명료하게 눈에 띄지만, 식량난은 더욱 가속화되며 인류의 위기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혀끝의 달콤함. 그리고 전 지구적 영향. 이 상상하기 힘든 거리를 가장 약한 자의 편이었던 예수님의 말씀을 새기면서 지구 반대편 국가와 이웃들에게 가 닿아 보려고 합니다. 음식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서로 다른 인류를 한 가족으로 묶어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용할 양식이 육식일 때는 어떨까요? 육식 위주 산업의 막대한 토지와 물 사용은 불평등한 식량 분배에 기여하고 기아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전 세계 곡식의 40% 이상(미국은 70%)이 소, 돼지 등의 가축을 기르고 도살하기 위해 쓰입니다. 햄버거 하나를 먹지 않고 채식을 할 때, 두 달 반 동안 샤워할 수 있는 물이 절약됩니다.*

 

수년간의 습관을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과정입니다. 익숙함을 새로운 행복으로 대체하는 것마저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아무리 가뭄이 심해지고 꿀벌이 사라진다고 한들 저는 수도꼭지만 틀면 시원한 물이 콸콸 나오고, 꿀벌은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며 가장 성가신 벌레인 모기는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쏘아대는 위기 경보음은 우리를 둘러싼 콘크리트 벽을 뚫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견고한 벽을 무너뜨리는 재난은 한순간에 찾아옵니다.

 

지금 앞에 놓인 한 끼의 편리함은 수많은 생명의 희생입니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배우고 행동하는 것이 곧 사랑이 아닐런지요. 그곳에는 희생이 아닌, 희망과 지속 가능한 연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와 닿지 않는 진리를 가늠해 보는 하루입니다.

 

*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김은령 옮김, 김영사 2020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 2012) ‘인류의 물 발자국연구(2012), 국제환경단체 물발자국 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


글ㅣ이원정 아가토니카(바로 VARO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