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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본인이 하느님 나라로부터 멀어지지 않기를…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7-01 09:19:27 조회수 : 562

오늘 교회가 들려주는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제자들을 둘씩 보내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이는 양들과 같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예수님께서 품으셨던 마음을 표현하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양들과 같은 제자들이 이리 떼의 습격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것을 걱정하신 것일까요? 오히려 그런 마음에서 더 나아가 파견될 제자들이 하느님의 자녀인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이리 떼와 같은 세속에 빠질 수 있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신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주님의 사명을 받들어 전도 여행을 떠나며, 그 어떤 것도 지니지 않되, 다만 꼭 한 가지를 기억하여 행하도록 이르십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라는 말씀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에 의지하기보다 자신을 축복하여 파견하신 주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심을 온전히 믿으며, 자신이 복음, 곧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으로 파견되었음을 잊지 않도록 말씀해 주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도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라고 하시며 제자들이 병자들을 고치고, ‘마귀들까지 복종시킬 수 있었던 능력에 심취하여 교만해질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 ,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파견되었음을 기억하여, 그것을 행하도록 당부하십니다. 비록 주님의 이름으로 파견된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고을 사람들에게 전해야 하는 것은 저주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복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시며,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 곧, 파견된 제자들의 정체성이자 마침내 그들이 얻게 될 진정한 기쁨의 원천임을 가르쳐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에 앞서 파견하시고,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세상에 파견하시며 어떤 마음을 품고 계실까요? 제자들과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전하되, 정작 본인이(세상의 유혹, 교만, 저주하는 행실로 인해) 하느님 나라로부터 멀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정 바라고 계시지 않을까요?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글ㅣ유재훈 솔로몬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