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두 분의 작가님을 모시고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신앙생활을 비교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두 세대의 신앙생활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예옥수_부모세대
저는 구파발 성당에 다니고 있는 예옥수 마뜨로나입니다.
영성 서적 『하느님께 한 걸음씩』을 출판했습니다.
김미소진_자녀세대
분당 성요한 성당에 다니고 있는 김미소진 마리아입니다.
저는 『펑 아저씨』라는 그림책과 『앞으로 가보지 뭐』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Q 두 분 모두 신앙에 관한 책을 집필 하셨는데요, 집필 의
도는 무엇인가요?
예 같은 교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세상 이야기만 나누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는데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자극을 받아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신앙 이야기를 책으로
나눠야겠다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김 종교가 없는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하느님을 ‘심판자’의 모습으로 바라보더라고요.
벌을 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의 하느님이시기도 한데, 부정적인 모습이 강하구나
싶었죠. 그런 고정관념을 깨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Q. 두 분의 책을 읽다 보니까 재미있는 게 있었어요. 부모 세대인 예옥수 작가님은 ‘가족’을 통한 체험들이 많이 적혀있고, 청년 세대인 김미소진 작가님은 도전해보고 좌절도 하는 과정 중에 겪은 ‘내면의 성장’에서 얻는 신앙체험들이 많더라고요.
예 신기하네요. 식구들 이야기 같은 경우는 공동체 안에 서의 체험이기에 뚜렷이 기억하는 것
같아요. 신앙은 공동체 안에서 더 크게 성장하곤 하잖아요? 가족 공동체는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신앙의 체험들을 직접적으로 겪게 하는 곳인 것 같아요. 또 수녀원에 입회한
동생이 여러 신앙체험을 들려주곤 했는데요, 그 이야기들이 제 삶에 계속 영향을
주었어요.
김 제가 5년 전까지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했었는데요. 그 때는 어린 나이에 신앙에 대해
잘 모르고 단체활동을 했어요. 그 당시 저는 진로를 찾아가던 시기였는데, 단체 안에서
말고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만나 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봉사를 그만
두고, 혼자서 신앙생활을 해나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도전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요.
Q. 김미소진 작가님은 모태신앙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작가님 부모님의 신앙도 궁금합니다.
김 어머니께서는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셨어요. 주일에 성당에 가면 어머니가 항상 계셨으니
성당은 집처럼 제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었어요. 아버지 같은 경우 회사 일로 너무
바쁘셔서 신앙생활을 열성적으로 하지는 못하셨지만, 가족들의 신앙생활과 봉사를 적극
지원해주셨어요. 이를테면 성지순례를 갈 때는 직접 운전으로 지원해주시곤 했죠. 가족
사랑을 삶으로 직접 보여주셨어요.
Q. 어린 시절 작가님은 성당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였나요?
김 성당이 재미있었는데, 중고등부가 되면서부터는 성당 가기가 싫어졌어요. 종교는 내가
선택하는 것 아니냐며 반항했죠. 그때 어머니는 일단 성당에 가 있으라고 하셨어요.
어머니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느님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아예 떨어져 있는
것은 큰 차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그 덕에 지금까지 신앙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 말씀 듣다 보니 작가님은 자녀 입장이고 저는 엄마 입장인데, 제가 아이들 키우면서
겪었던 일들이 막 떠 오르네요.(웃음) 초등학생 때는 아이들이 단순하니까 간식을 사주면서
살살 꼬시고 달래면 나오는데요,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부모의 잔소리가 안 통해요.
그땐 일정한 영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부모가 지켜주는 것과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Q. 작가님들과 같은 부모 세대, 청년 세대에게 건네고픈
위로의 말씀도 있을 것 같아요.
예 자식은 부모의 인생을 나눠먹고 자라요. 은총이고 기쁨이지만 짐이기도 하죠. 그런데
하느님은 맹목적인 사랑과 희생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부모를 두고 세상을 이어가게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계산하지 않고 단순하게 믿는 신앙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하느님은 우리가 절망에 빠질 때마다 내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말을 걸어주시고 위로해
주신다는 것을 얘 기하고 싶어요. 그러니 힘을 빼고 하느님의 힘을 믿었으면 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김 ‘부모님의 신앙이 있었기에 제 신앙이 있었다’라는 걸느끼게 되었어요. 저는
모태신앙이었기에 당연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누군가는 이게 당연한 것이 아닐 수 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예 저는 우리 아이들을 성당에 계속 다니게 해주려고 갖은 애를 썼어요. 그런데 미소진
작가님과 인터뷰를 같이 하다 보니, 제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의 마음에서 바라보는 신앙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