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과 핍박 중에서~’로 시작하는 성가 286번 ‘순교자의 믿음’은 미사 때 많이 불리는 곡으로 영국인 프레드릭 윌리엄 페이버 신부가 작사했습니다. 페이버 신부는 성공회의 사제였으나 옥스퍼드 대학의 선배인 존 헨리 뉴먼을 만나 그를 추종하면서 그의 제자가 되었고, 1845년에 뉴먼을 따라서 가톨릭으로 개종했습니다. 뉴먼은 1879년 추기경이 되었으며, 3년 전인 2019년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한편 페이버 신부는 자신이 작사한 곡들을 모아 1849년 ‘예수님과 성모님’이라는 이름으로 성가집을 편찬했습니다. 그는 선종하기 1년 전인 1862년에 프랑스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가 저술한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영어로 번역하였고, 머리말에서 ‘오! 성모님을 알기만 한다면’(Oh, if Mary were but known)을 여러 번 사용하면서 성모님을 제대로 알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며 이것이 결국 그 영혼들에게 슬픈 결과를 낳는다고 기술하였습니다.
페이버 신부의 머리말 중 일부를 요약해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모님께 대한 신심은 너무나도 미약하고 초라하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받지 못하시고, 이단자들은 회개하지 않으며 교회는 존경을 받지 못한다. 성인이 될 수 있는 영혼들은 시들어 줄어들고, 열성적인 복음 전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누구든지 성모 신심을 지니도록 스스로 노력해 보라. 그러면 신심이 가져다주는 은총과 변화에 놀라게 될 것이다. 오! 성모님을 알기만 한다면 예수님은 더 이상 냉대받지 않으실 것이며, 오! 성모님을 알기만 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더 훌륭해지고 우리의 영성체도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며, 오! 성모님을 알기만 한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고 더 거룩해지며, 성모님이 가장 사랑하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이 있는데 신심을 쉽게 풀어쓰면 바로 ‘사랑’입니다. 즉 성모 신심이란 성모님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고, 그 사랑은 성모님을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성모님을 알기 위한 방법으로 위에서 언급한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또한 평화방송에서 조규만 주교님이 27번에 걸쳐 방송한 ‘성모님의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고, 보다 생생한 느낌을 갖기 원한다면 성모님과 관련된 성지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특별히 2021년 5월 성모 성월에 교황청 주관으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총 30개의 성모님 성지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하여 날마다 돌아가며 묵주기도를 봉헌하였는데,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지인 과달루페, 루르드, 파티마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남양성모 성지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 성지들을 한 군데씩 찾아보는 것도 성모님을 알아가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글ㅣ최하경 대건안드레아(『세계의 성모 발현 성지를 찾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