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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신앙에 이르는 길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4-14 17:41:27 조회수 : 656

복음은 부활의 기쁨을 경축하고 있는 우리들을 빈 무덤으로 모여들게 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랐던 사람들에게 빈 무덤은 희망이 멈추고 상실과 슬픔, 좌절에 머물러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무덤을 주간 첫날, 해가 밝기도 전에 한 여인이 찾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사랑했던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무덤을 굳게 닫고 있던 돌문은 열려져 있고, 예수님의 시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의 슬픔은 당혹감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인간적인 논리로 누군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다른 곳으로 모셔갔다는 나름의 합리적인 생각에 이릅니다. 이는 그녀의 신앙이 아직 ‘부활’의 믿음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마리아는 서둘러 이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합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그녀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하고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루카 24,11). 그래서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들은 그녀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무덤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과 아마포를 봅니다. 그리고 믿게 됩니다. 요한은 이 믿음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복음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한 20,9).


예수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마리아 막달레나의 생각처럼 빈 무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인간적인 한계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빈 무덤이 예수님 부활의 표징임을 해석하고, 부활에 대한 믿음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로써 부활의 직접적인 목격자가 아닌 우리도 어떻게 부활의 신앙에 다가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우리가 성경 말씀을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곧 부활 신앙을 기르는 길입니다. 이 같은 신앙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더 이상 빈 무덤은 슬픔의 장소가 아니라 희망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삶의 자리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 믿음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격려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 3,2).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절망만으로 가득 차 더 이상 빛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생명의 말씀이 담겨진 하느님 말씀으로 빛이신 주님을 만나고 그를 통해 절망을 이겨내는 희망을 찾으십시오. 그 희망이 바로 절망처럼 보이는 빈 무덤을 넘어 죽음을 이겨내는 부활의 희망입니다. 거룩한 부활 시기, 모든 분들이 삶의 자리에서 빈 무덤을 통해 부활을 체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글 l 윤성민 그레고리오 7세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