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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사랑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4-08 09:47:03 조회수 : 686

교회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시작으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여정에 동참하는 성주간을 보냅니다. 특별히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전례는 오랜 전통에 따라 ‘호산나’를 외치고 나뭇가지를 흔들며 정성스럽게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고 재현합니다. 그리고 말씀전례 안에서 예수님의 수난기를 듣게 됩니다. 이 기념 예식과 수난 복음이 전하는 말씀 안에서 다음의 두 가지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사람들이 기대했던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태도입니다. 많은 사람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이 환영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의 처지, 곧 로마 통치에서 벗어나 옛 다윗 왕조가 누렸던 그 영광을 되찾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메시아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그동안 공생활을 통해 보여주신 예수님의 능력이라면 그들의 이같은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리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기대가 좌절되자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던 사람들의 태도는 분노와 미움으로 급변합니다. 그들의 이같은 태도의 변화가 당황스러우면서도, 과연 우리는 그들의 태도를 쉽게 비판할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그들의 모습은 우리 신앙의 현실을 비추는 투영으로 다가옵니다. 신앙이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우리는 어떠한 태도로 하느님을 대했는지 성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그 어떤 것도 막지 못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이루셨으며, 극한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이 드러나는 여정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등장합니다. 정의가 상실되고 정치적 논리에만 따른 불공정한 재판, 제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배반과 배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해야 했던 모욕과 수치, 나약한 육체가 받아야 하는 고통 등 사랑에 대해 의심하고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많은 순간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끝까지 그 길을 묵묵히, 충실히 걸으심으로써 하느님을 향한 그리고 인간을 향한 사랑은 그 어떤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한결같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계십니다. 앞선 수시로 변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는 전적으로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이번 성주간은 이 사랑의 여정에 깊이 머물러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어 우리의 삶도 사랑하고 포기하지 않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글ㅣ윤성민 그레고리오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