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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시간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4-01 09:42:56 조회수 : 617

이른 아침 한 여인의 등장으로 성전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성경은 이 여인을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으로 소개합니다. 당시 모세의 율법에 따르면 간음한 여인에게는 돌을 던져 죽이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율법의 해석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곤란한 상황으로 내몰기 위해 간음한 여인을 향한 율법의 해석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율법에 대한 성실만이 하느님의 구원을 얻는 길이라고 믿는 이들이 잊고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 모습은 ‘자비로움’이었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맺은 약속에 불성실함을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 자비를 통해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주시는 자비로운 하느님을 상기시킵니다(이사 43,18-19).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운 하느님’을 바라보기에 앞서 우리 내면을 뒤돌아보도록 이끄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이 말씀은 타인의 죄에 집중하고 있던 시선을 자신에게 향하도록 이끕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하느님 앞에서 부끄러운 죄인이며,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그 자리를 떠납니다. 이제 간음한 여인과 예수님만 남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이 아닌 치유와 새 삶을 주시는 다음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


사순 시기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며 하느님 앞에서 한없이 부족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죄보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더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며 참된 회개와 더불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은총의 사순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윤성민 그레고리오 7세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