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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3-25 13:13:11 조회수 : 635

여러분, 어렸을 때 형제들과 자주 다투셨습니까? 아마도 싸우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을 테지요. 그렇지요?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 너 괜찮아?” “누나 못 됐다! 정말.” 하면서 항상 내 편이 되어주었지요. 그런데 부모님만 다르게 말씀하셨지요. “너도 잘한 것 없어.” “너도 그러는 거 아니야.” 시간이 흘러 제가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자녀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누구도 편 들 수 없는 부모님의 마음을 말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릴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다투고 또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친구들은 괜찮니? 속상하겠다.” “그 말 듣고 가만히 있었어!” “바보냐? 참고만 살게.”라며 편들어 줍니다. 그런데 지금도 같이 탓하며,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신가요?

오늘 복음에서 아버지는 죄를 짓고 돌아온 아들을 보자 나의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라며 기뻐하십니다. 그리고는 집을 나갔던 동생이 돌아왔으니 탓하지 말고 모두 함께 기뻐해달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느님 아버지는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같이 탓하고 화내주지 않습니다. 이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또 아버지밖에 할 수 없는 행동이겠지요. 나의 아버지이자, 우리의 아버지 이십니다.

물론 이 말씀을 큰아들처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저와 함께 아파하고, 용서할 때 고마워하시며, 상처 속에 살지 않도록 사랑하라고 이야기해주시는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이 저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아버지가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일 테니까요.


만약, 이런 아버지를 알지 못했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여전히 누군가를 탓하고 미워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러니 얼마나 다행이고 또 감사한 일입니까! 그런 아버지 덕분에 상처와 원망 속에 살지 않으니까요. 또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그러니 아버지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먼저 아버지께 감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바른길로 이끌어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말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시선을 따라가 봅시다. 큰아들의 시선에 멈추어 불평과 상처의 자리에 서 있지 말고, 계속 시선을 따라가 봅시다. 그러면 오히려 나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란다.”


글 이규현 가롤로 보로메오 신부(사회복음화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