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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1-06 10:25:29 조회수 : 689

내비게이션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대중화 덕분에 운전하며 길을 찾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요즘이지만, 도시 개발로 인한 도로 신설이나 우회도로의 개설로 인해 가끔 길을 헤맬 때가 있습니다. 보통 새로 생긴 도로나 선형이 변형된 도로에는 이정표가 있고, 그 이정표에는 도로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와 방향도 표기되어 있습니다. 임시로라도 말이죠. 그럼에도 길을 헤매는 경우가 있는데 무엇 때문일까요?

운전자가 이정표를 믿고 지시를 따른다면 더디기는 해도 이 낯선 도로를 지나가는 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이정표를 따르지 않고 새 길에 대한 정보가 반영되지 않은 내비게이션만을 따른다거나, 운전자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만을 따르다 보면 길을 헤매게 됩니다. 분명 이정표와 문구들이 올바른 길을 가리키고 있고, 바뀐 도로의 방향이나 목적지를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갖고(알고)있는 것에만 머물고 그것을 고집하면 길을 헤매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의 독서와 고유 기도문은 하나의 큰 주제를 공통으로 가리키며 주님 세례 축일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중심 주제는 바로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것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민족들의 빛이며 구원 계약의 중개자인 주님의 종을 예언하였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바로 성경에서 말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그토록 기다렸던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사도들을 비롯하여 예수님의 제자들 또한 그분을 그리스도로 고백하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손가락이 예수님을 가리키며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분이 바로 여러분이 찾고 있는 그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어떻게 믿고 고백하고 있을까요? 성경 말씀을 읽고, 십자가를 바라보고,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나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고백하고 있을까요아무리 성경과 교회의 전승이, 또 성인들과 내 주위의 열심히 하는 신앙인들이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올바로 고백하지 못하고, 증언하지 못하면 나의 영혼은 수시로 길을 헤매게 되고, 때로는 잘못된 목적지를 향하여 신앙의 여정을 하게 됩니다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올바른 신앙 고백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합니다. 그리고 하늘나라의 성인들이 걸었던 길을 함께 걷게 하고,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누구이신가요?


글 | 김태완 바오로 신부(1대리구 복음화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