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항상 읽고 묵상하며 삶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계시헌장은 왜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가까이해야 하는지 밝혀주는 가장 대표적인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계시헌장 10항에서는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전과 성경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한다.” 곧 성경은 성전과 함께 신앙의 유산이라는 것입니다.
계시헌장 22항에서는 “신자들이 성경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길은 넓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말이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기 전까지 성경은 일반 신자들이 잘 읽을 수 없는 라틴어로만 쓰여져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22항의 내용은 엄청난 복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후 성경의 자국어 번역과 출판이 활발하게 이뤄져, 지금은 전 세계 대부분의 신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시헌장에서는 성서학자와 주교를 포함한 성직자, 교리 교사들이 성경을 열심히 연구하고 이를 신자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의무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신자들은 성경을 자주 읽어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필리 3,8)를 얻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계시헌장은 특히 25항에서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단언합니다. 이는 예로니모 성인이 전해주는 격언으로, 성직자들과 마찬가지로 평신도들 역시 성경을 깊이 있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에 앞서 초대교회 교부들부터 레오 13세, 비오 10세, 비오 12세 등 역대 교황님들과 현 교황님께서도 한결같이 성경 사도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성경 사도직은 단순히 성경 공부 모임이나 강의를 넘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성경 공부가 성경 사도직의 전부는 아닙니다.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묵상하며, 애덕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된 성경 사도직이 해야 할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 174항에서는 “복음화는 말씀에 기초하고, 말씀을 경청하고 묵상하고 실천하고 거행하고 증언한다.”는 가르침을 제시하면서, 성경이 ‘복음화의 원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회가 계속해서 복음화되지 않는다면 세상을 복음화하지 못합니다.
성경을 가까이하는 것은 사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이며, 그 만남을 통해 언제나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복음의 가치를 전달하며, 이웃을 향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랑의 열매를 맺기 위함입니다.
글 | 이승환 루카 신부(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