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감정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주님께서 만들어 주신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여 개인의 삶을 책임지고, 정서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실제로 감정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매일 느끼는 감정은 어떤 특정 행동을 하도록 돕기도 하고, 인생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에 크고 작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즉, 감정은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것이 상처가 되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귀중한 것들을 알려줍니다.
누군가는 ‘감정이란, 비이성적이며 유치하고, 나약함의 표시이며, 무언가 성취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은 절대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와 같은 생각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감정은 ‘나쁜 것’, 이성적인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감정은 우리가 무찔러 없애야 할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분노, 두려움, 기쁨, 슬픔, 흥분, 그리고 혐오와 같은 다양한 핵심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 감정들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즉, 슬픔이 누군가에게 위로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면, 분노는 누군가와 싸우거나 방어를 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슬픔과 두려움, 분노의 폭풍우가 지나가면 그 자리에 평온함이 옵니다. 또한 새로운 행복감이나, 만족, 평정심이 생기면 감사와 겸손, 배려,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혼란과 불안정이 가라앉으면, 새로운 차원의 영성적인 이해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고통스러운 일 때문에 느껴본 감정들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나자로가 죽었다고 했을 때, 예수님께서도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시간을 잠시 가지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힘들 때 아무에게라도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도 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치유되길 바라고 계십니다. 마음의 상처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절대 나약한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주님의 뜻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마음의 나침판’ 같은 것입니다. 다만, 주님을 감정적으로 격하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신앙 안에서 느끼는 격한 감정을 깊은 믿음의 증거로 혼동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글 | 황미구 비아(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