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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0-12-18 16:24:05 조회수 : 532


신앙인,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한국 천주교회는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과 사회교리 주간으로 지냅니다. 1980년 전후 한국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산고를 겪으며 피 흘리던 시기에, 교회는 인권 주일을 제정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그 여정에 동참하였습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멸망한 이스라엘에 위로와 구원을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이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약자와 빈자들의 인권을 말살하는 그 사회의 구조적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 죄악의 주요 연결고리 중의 하나가 바로 부동산 양극화 문제였습니다. 공평하게 분배되었던 땅은 본래 거래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레위 25,23).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희년제도(레위 25,7-55; 27,17-24 참조)에는 땅의 사용권만 매매되고 희년이 되면 다시 원주인에게 귀속되게 할뿐만 아니라, 채무탕감, 노예해방 등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희년의 정신이 무너지는 결정적 장면을 우리는 포도원을 빼앗긴 나봇의 억울한 죽음(1열왕 21,1-26 참조)에서 목도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느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는 우상숭배자들로 인해 구조적 죄악이 심화되어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된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러한 죄악에 대해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불행하여라, 빈 터 하나 남지 않을 때까지 집에 집을 더해 가고 밭에 밭을 늘려 가는 자들! 너희만 이 땅 한가운데서 살려 하는구나”(이사 5,8).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죄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모두가 회개하기를 바란다고 전합니다. 회개는 자신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임을 자각하고 하느님을 닮아가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느님을 닮을 수 있는지를 사회교리를 통해 가르칩니다. 바로 사회교리 4대 원칙, 즉 ‘인간 존엄성, 보조성, 연대성, 공동선’의 원리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2011년에 신앙과 사회적 삶의 괴리를 해소하고자 대림 제2주일을 사회교리 교육 주간으로 정했습니다. 


  복음에서 우리는 요한 세례자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선포하는 것과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우리는 이미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충만히 받았고,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영원한 생명과 행복이 우리의 것입니다. 성자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이토록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도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며 함께 살아야 하겠습니다.


조한영 야고보 신부

(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