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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셨으니 복되십니다!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12-17 09:55:51 조회수 : 674

예수 그리스도 탄생 예고에 대한 마리아의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응답은 오랫동안 인류가 기다려온 구원을 향한 희망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무런 의심이나 조건 없이 모든 존재를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 맡기는 믿음과 순명을 나자렛의 한 소녀가 온 인류를 대표하여 보여 준 것입니다. 이로써 마리아는 거룩한 어머니가 됩니다.

 

한편,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에서 우리가 짐작할 수 있듯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이 중대한 사건 곧 성령으로 인한 동정녀의 잉태라는 감당하기 힘든 예고는 마리아의 마음 안에 분명 혼란스럽고 두려운 감정을 불러일으켰을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에 의해 혼란스러움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어떠한 의미인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당연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같은 일이라도 그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축복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불행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일일수록 과연 이 일이 왜 나에게 벌어지는 것일까?” 하는 물음의 답을 얻고자 하는 마음도 간절해집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기도는 최대한 거룩하게 하려 하지만 고민 상담은 최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길 기대하는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지만,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여러 가지 감정들로 고민스러웠을 마리아에게 찬미와 축복의 인사말로 기쁨을 전합니다.

믿음 안에서 힘을 얻고 기쁨과 희망을 발견하는 우리는 이처럼 조언이 필요할 때, 세상의 통념이 주는 해답만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시는 영적인 위로와 격려도 필요로 합니다.

사실,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이에게 그 안에도 숨겨진 하느님의 뜻이 있을 거라고 위로하기란 쉽지 않지만, 신앙 안에서 우리가 서로 나누는 진심 어린 조언과 희망이 담긴 위로는 혼자만의 고민이 줄 수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사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도와줍니다.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이주사목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