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낼 때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만큼 살아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불행을 나의 의지로 막아내지도 못하지요. 때로는 하느님이 야속할 정도로 가혹한 일이 벌어지고, 그 시련의 의미를 아무리 알아차리려고 해도 고통만 남아 허탈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을 떠올려보십시오. 그분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매몰되어 무기력해지지 않고,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살아갑니다. 그 안정의 비결은 축하와 애도의 균형에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힘들었던 일을 보람있게 마쳤을 때, 노력한 결과를 만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인정받았을 때, 필요한 것이 채워질 때, 삶을 기념하고 싶을 때 우리는 축하를 하게 됩니다. 자축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축하를 받기도 하며, 타인에게 일어난 일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축하를 주고받으면서 기뻐하고 삶의 풍요로움을 느낍니다.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도 하고, 선행이나 기부를 하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애도는 언제 해야 할까요? 흔히 애도는 장례식장에서 하는 의식으로 알고 있는 분이 많은데 사실 우리에게는 수시로 애도가 필요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이별을 할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기도 합니다. 계획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기도 하고, 무언가의 가치나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사고로 인해서 불구가 되기도 하고,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력이 쇠퇴하고 신체의 기능은 떨어집니다. 삶의 질은 낮아지고 실수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애도의 대상입니다. 상실의 과정에서 애도를 잘하지 못하면, 남을 비난하거나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게 됩니다. 또는 세상 탓을 하면서 분노하거나 무기력하게 살아가기 쉽습니다. 우리에게는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상실을 잘 흘려보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 일로 인해서 내게 충족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 가치와 의미에 머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거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행동해야 변화는 일어납니다. 축하해야 할 때 감사하며 나누고, 애도해야 할 때 잘 머무를 수 있도록 늘 알아차리고 깨어있기를 기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축하와 애도를 잘하고 살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인간에게 주신 생동감을 잃지 않고 원래 내게 주어진 본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축하에만 집중하면서 현실을 놓치거나 애도에만 머물면서 우울함에 익숙해질 것이 아니라 삶에서 일어나는 다양함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 다양함 안에 예수님을 모시면서 잘 받아들이고 기도와 함께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행복과 가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행복도 선택입니다.
글 | 이윤정 요안나(비폭력 대화 국제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