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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0-12-18 16:21:53 조회수 : 537


기다림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대림의 뜻이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우리는 누구를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가는 신부처럼 우리는 제대 앞에 촛불을 밝히고,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네 개의 대림초는 짙은 자색 초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흰색 초까지 매주 밝혀갑니다. 우리는 밝아지는 초의 색깔에서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지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화의 과정, 바로 깨끗한 마음의 준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운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린다면 빨리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고, 그 희망은 기쁨과 행복에 대한 기대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것이 두려움뿐이라면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우리의 기다림이 ‘희망’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기다림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희망이면 좋겠습니다. 열 달의 기다림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받아내는 부모의 마음처럼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 생명을 받아 안고 눈을 맞추고 주님께서 주신 생명의 선물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부모의 마음처럼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주를 기다린 첫 만남에서 우리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 사랑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면 우리의 기다림은 희망일 것입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합시다.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고 희생과 나눔의 의미를 생각합시다. 대림 시기를 보내면서 마음에 4개의 초를 준비합시다. 짙은 색의 초가 정리되지 않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이라면 점점 밝고 맑은 색의 초에 불을 붙이면서 깨끗하고 정리된 마음을 만들어 봅시다.


  이러한 우리의 준비는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성실한 종의 모습일 것입니다. 성실한 종은 깨어 있는 종입니다. 아직은 아닐거라고, 그저 주인의 너그러움만을 믿으려 한다면 우리는 준비 없는, 짙은 색의 초만 밝히고 있는 종일 수 밖에 없습니다. 4개의 초를 모두 밝히고 주인을 기다리는 깨어 있는 종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교회의 전통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를 기쁨과 희망을 묵상하며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시 찾아온 이 대림 시기에 여러분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마음의 촛불을 밝히고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촛불이 모여 온 세상을 밝히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다림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철구 요셉 신부

(제1대리구 복음화1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