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주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바티칸에서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의 개막을 선포하셨습니다. 이번 시노드의 주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입니다. 교구장 주교님께서도 개막 미사(10월 15일, 정자동 주교좌성당)를 통하여 시노드 개막을 교구민들에게 알리셨습니다. 그동안 시노드가 개최되더라도 우리의 관심은 크지 않았습니다. 시노드는 주교님들, 시노드 주제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모여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번에 이 틀을 깨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교구와 교구 신자들로부터 출발하는 ‘아래로부터의 시노드’를 계획하셨습니다. 신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황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신 것입니다. “백성의 목소리가 하느님의 목소리(Vox Dei, vox populi)”라는 라틴어 격언을 마음에 깊이 담아 두신 듯합니다.
‘시노드 정신’이란 무엇일까요? 시노드라는 용어부터가 생소합니다. ‘시노드’(Synod)는 라틴말 ‘시노두스’(Synodus)의 영어식 표현인데, 그리스말 ‘쉰’(σύν, 함께)과 ‘호도스’(ὃδοϛ, 길)의 합성어입니다. ‘함께 길을 간다’는 의미입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하느님 백성은 목표를 향해 ‘함께’ 걸어야 합니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말입니다. 함께 걷는 교회는 태생적으로 ‘공동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습니다. 함께하려면 ‘친교’가 필요하고 ‘참여’해야 하고 공동체적 ‘사명’을 위해서도 함께 헌신합니다. 우리는 과연 그런가요?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를 성찰해보는 것이 이 시노드의 큰 목적입니다. 내가 속한 성당, 단체, 수도회는 의사 결정에 시노드적인가요? 교회적인 식별을 통해 공동체가 수긍하는 결정을 하고 있습니까? 함께 가는 길에 소외되고 버림받는 사람은 없습니까? 성령께서 바라시는 길을 걷는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자기 공동체를 진단하고 시노드적 미래를 조망하는 것이 이번 시노드의 목적입니다.
“여러분의 교회에서는 함께 걷기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교황님께서는 이 질문을 전 세계 교구에 전달하셨습니다. 이 질문과 관련된 다양한 설문이 곧 본당, 수도회, 성직자 단체에 전달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긍정적인 답과 부정적인 답을 모두 귀담아들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마르 13,24-25) 큰 환난과 마주하지 않으려면 쇄신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백성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시노드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 시노드 실행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