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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하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10-21 17:09:02 조회수 : 769

에덴동산에서 아담은 선악과를 따 먹은 이유를 하와의 탓으로 돌렸고, 하와는 뱀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주님께 자신의 죄에 대해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죄를 남 탓으로 돌렸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남 탓을 하면 우선 쉽고 빠르게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을 반성하는 시간도 회피할 수 있으며, 자신의 단점을 모르는 채 어쩌면 행복하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남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은 편하게 지내면 되는데, 굳이 자기반성까지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 노력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남 탓하는 것은 매우 쉬운 선택입니다. 그러나 남 탓을 계속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개인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언이나 교훈을 얻을 기회가 없습니다. 더욱이 모든 일에 남 탓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개인은 점점 무기력해질 뿐입니다. 남 탓만 하다 보니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남 탓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책임 회피때문이겠지만, 어쩌면 개인이 느껴야 할 불편한 감정 회피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할 수도 없고, 어느 날엔가 갑자기 삶의 고통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약점과 결점이 있다 보니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 앞에 겸손해야 하며, 우리가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 자각하고 우리의 한계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어떤 일은 실수함으로써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 때문에 고통을 무조건 최소화하려고 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책임을 감당하려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남 탓하기를 멈추라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탓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된 결과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 하나만을 가지고 문제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남 탓만 계속하게 되면 사랑하고 책임지는 능력을 포기하게 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보다는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누구의 탓이든 간에 문제가 생긴 현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 주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세상이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을 통해 창조해낸 놀라운 기적들을 기억해 보십시오. 지금부터라도 남 탓하기보다, 우리가 한 잘못을 인정하고 주님께 용서해 주시기를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때마다 언제나 우리를 용서해 준 주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황미구 비아(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