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우리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조부모와 노인을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는가?”
교황님은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 강론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예화로 들면서 예수님께서 군중을 먹이신 동기를 설명하십니다. 이 동기 중 하나가 자신을 뒤따라온 군중들의 배고픈 상태를 잘 아셨다는 것이며, 이는 사려 깊은 관찰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관찰은 조부모님과 노인분들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부모님들은 예수님과 같이 사려 깊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셨고 돌보아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분들을 그동안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며칠 전 우·할·소 공모전을 통해서 아이들도 이미 사려 깊은 눈으로 조부모님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하나의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매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드리시며 항상 식전, 식후 기도를 중요시 여기시고, 예수님의 말씀을 현실에서도 실행하시는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십니다.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실행하고, 주변을 관찰해서 남들을 배려하며 매일 자신을 성찰하는 삶을 사는 분들도 성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것 중 하나는 기도하면서 하루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를 다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를 다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보일지 몰라도 제 경험상으로는 굉장히 힘들거든요.
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항상 행하고 바르게 살아갈 자신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면 조금이나마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삶을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예수님과 신앙에 의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실제로 존재하실까?’라는 의구심도 많이 품었었고, 예수님이 이루신 기적들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생활하시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보며 예수님께서 정말로 많은 사람을 도와주시는 기적들을 행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처럼 저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기도하며 예수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5학년이 될 무렵 첫영성체 과정을 밟고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첫영성체를 할 때도 저는 무조건 대부는 할아버지가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했습니다. 이 정도로 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배운 것이 많고, 앞으로 배울 것도 많을 것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신앙을 존경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사랑합니다.
(동판교 본당 초등부 윤*완 요한 보스코)
글 | 서용운 미카엘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1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