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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것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9-24 16:21:56 조회수 : 836

열왕기 상권 21장을 보면, 아합은 나봇이 포도밭을 넘겨주지 않는 것 때문에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자리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음식을 들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이에 아합의 아내 이제벨이 아합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남편의 서명을 위조하여 무고한 나봇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또한, 아합은 주님의 뜻에 반하는 고집을 부렸고, 엘리야를 원수라고 부르며 다투었습니다. 아합의 수동적이나, 공격적 행동이 참담한 여러 사건을 일으킨 것입니다. 아합의 이러한 특성을 수동공격성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보통 서로 생각하고 느끼고 믿는 것들을 공유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러나 간혹 의견 불일치나 갈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표현할 때, 오히려 상대방으로부터 비난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감정이나, 생각, 욕구 등을 억제하여 갈등을 피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상황이 발생하면, 못 들은 척하거나, 느릿느릿 행동하거나, 약속을 잊거나, 딴청피우기 등으로 얼핏 보기에는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선한 모습이지만 이면에는 분노와 공격성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두 행동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것입니다. 수동공격적인 행동은 개인이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좌절시키고 방해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의존성이나 친밀감이 있거나,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일 때 수동공격성이 더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배우자, 친구, 동료가 수동공격성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동공격성을 가진 이들의 내면에는 분노나 적개심이 가득차 있지만 남에게는 기분 좋은 척함으로써, 스스로 자제력이 높은 사람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불만을 SNS상에 표출하는 것이 자신을 불쾌하게 한 상대방과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동공격적인 행동은 상호관계에서 매우 해롭고 부정직한 방법일 뿐입니다. 남몰래 상대를 공격하면서도, 스스로는 악의가 없는 척하고 있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1917절을 보면 주님은 모세를 통해, “너희는 마음속으로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동족의 잘못을 서슴없이 꾸짖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그 사람 때문에 죄를 짊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이, 냉정하고 방어적이고 앙심을 품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남들도, 스스로에게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 황미구 비아(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