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께서는 “우리를 지탱하고 굳건히 현실을 살아가도록 지켜주는 강한 뿌리 없이 성장은 불가능하다”(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179항)라고 하시며 “노인과 젊은이가 함께 여정을 걸어간다면, 우리는 현재에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으며 과거를 돌이켜 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습니다. 함께라면, 우리는 서로에게서 배우고, 마음이 따뜻해지며, 복음의 빛으로 감화되어 새로운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199항)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제1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에서 “뿌리를 수호하고,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조부모와 노인들의 소명이며,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하고 자녀들에게 전통을 전달하는 데 있어 은퇴할 나이란 없습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신앙을 소개하는 청소년들의 글을 읽으면서, 노인들의 신앙의 삶과 모범을 통한 ‘돌봄’이 무엇보다도 큰 체험이며 자손들에게 신앙의 기억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뿌리를 지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경험과 꿈, 그리고 기억을 전해주시는 모든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응모한 글 중의 하나를 짧게나마 소개하고자 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라는 말씀을 할머니께서는 책상 위에 적어 놓으시고 매일 마음에 새기신다고 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까지 단순하고 옅은 나의 신앙생활에 하나하나 큰 의미로 다가와, 앞으로 저의 신앙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시고 버팀목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 할머니께서는 세례를 받았다고 모두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며, 진정한 신앙에 대한 마음이 생겨야만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또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다고 끝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시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성경 공부를 하시고 성경을 읽으시고 기도를 하십니다. 할머니는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이 공부하며 기도하는 것이 삶의 중심이 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신앙생활은 내 삶의 중심!’ 이것이 바로 우리 할머니 신앙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제가 편하고 어려움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끝으로 저의 작은 이 기도도 하느님께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께서 건강히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시게 해주세요.
글 | 안민석 베드로 신부(교구 청소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