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한국천주교회는 2021년 한 해를 희년으로 선포하여 많은 신자들이 성 김대건 신부님이 보여주신 믿음의 모범을 따라 살도록 초대하며, 특별히 한국의 모든 사제들이 성 김대건 신부님을 닮아 신자들을 향한 사목적 열정으로 불타오르기를 권고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종식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그 기세를 떨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신앙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많은 것에 불안한 것이 우리들의 현 상태입니다. 그러한 우리들의 마음에 성 김대건 신부님이 쓰신 편지글이 큰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신부님은 죽음을 앞둔 마지막 상황에서 신자들을 향해 편지를 쓰시는데, 그 편지 가운데 이러한 말씀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여 잊지 못하는 신자님들께! … 부디 환난에 짓눌려 항복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고 영혼을 구하는 일에서 뒷걸음치지 말고, 오히려 지난날 성인 성녀들의 발자취를 아주 많이 살펴 이를 본받고 실행하여 교회의 영광을 더하고, 하느님의 착실한 군사이며 자녀가 되었음을 증거하십시오”(21번째 서한, 마지막 회유문 중에서).
코로나19로 미사 참례와 기본적인 성사 생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많은 신자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성체를 모시고 미사성제에 참례하는 것이 우리 신앙 생활의 기초이자 뿌리임을,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믿음의 뿌리가 점점 약해지고 흔들리며 우리의 신앙이 위기에 처하게 됨을 절감하지만, 나약하기만한 우리는 이 같은 위기와 환난의 상황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를 뿐입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성 김대건 신부님은 분명한 답을 제시해 주십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의 말씀 그대로 코로나19라는 환난에 짓눌려 하느님을 받드는 일과 영혼을 구하는 일에서 뒷걸음질치지 않도록, 지난날 성인 성녀들의 발자취,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성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한국천주교회의 순교 성인들의 삶을 묵상하며 본받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에 한국 모든 사제들의 수호자이자 한국의 첫 번째 사제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께서 우리의 작은 노력에 함께하여 우리의 삶을 축복해 주시고 하느님의 곁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부디 서러워하지 말고 큰 사랑을 이루어 한몸으로 주님을 섬기다가, 죽은 후에 함께 영원히 하느님 앞에서 만나 길이 영복을 누리기를 천 번 만 번 바랍니다.”
글 | 이상훈 바오로 신부(은이·골배마실 성지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