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관련한 여러 부정적인 지표 속에서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에 백신 확보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우리도 백신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백신 나눔을 꼭 해야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모드는 국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한겨례 2021. 7. 22)에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해 85개 개발도상국이 2022년 말까지 국민 다수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가난한 국가의 접종률이 1% 미만인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라는 질문에, ‘윤리적이거나 정의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한국인을 위해서,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을 비롯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안전하지 않은데 한국이나 미국에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길 바라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외부와 단절하고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이 시대에, 나만 홀로 행복하거나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초기에 세계의 몇몇 부유한 사람들이 섬으로 피신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단절은 단기간의 대책일 뿐입니다. 타인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백신의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 ‘델타, 델타 플러스, 람다, 뮤’ 등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이루어진 진화의 법칙은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바이러스조차도 생존을 위해 진화의 법칙에 충실합니다.
백신이 충분한 나라에서도 확진률이 높아지는 것은, 백신의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비록 후유증의 발생률이 낮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과 백신 접종의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냐고도 합니다. 물론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갖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백신을 맞는 선택에는 나의 생명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노력이 포함된 것입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여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의 모습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 바로 지금 우리가 그분이 하셨던 선택을 하기 위함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해서 진화하고 여러 변이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 신앙은 인간으로 태어나 성인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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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창해 요한 세례자 신부(사회복음화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