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바랍니다. ‘좋은 직업’을 가지기를. 그래서 아이들은 말합니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아이들의 꿈은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고 난 후에는 이미 꿈을 이루었든 또는 꿈을 이룰 수 없어서든,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꿈이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것이어야 할까요?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우리들의 꿈이 아닐까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요한 6,51)라는 말씀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빵은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빵이다.’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하시는 빵은, 우리에게 먹으라고 하시는 이 빵은,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이들이 순례의 여정을 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생명의 빵입니다. 이 꿈을 꾸지 않는 이들에게는 거북하고 거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이고 양식입니다.
우리는 미사 중에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이 빵은 분명 하느님 나라 순례자들을 위한 생명의 빵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소유하도록 힘을 주는 빵이 아니라, 어떤 처지에서든지 하느님 나라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도록 힘을 주는 양식입니다. 월급을 받으며 살면서도, 음식을 팔면서도, 땀 흘리는 노동을 하면서도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 꿈을 이루도록 해 주는 양식입니다. 결코 차별이 없는 양식입니다.
하느님 나라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을 꿈꾸십시오. 그러나 이 꿈은 우리만의 꿈이 아닙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이를 위해 당신으로 말미암아 순례의 여정을 걷기를 바라시며, 예수님께서 먼저 꿈을 꾸십니다. 그러니 예수님과 같은 꿈을 꾸십시오. 그리고 믿으십시오. 예수님이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오신 하느님으로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시는 사랑 자체이신 구세주이심을. 우리는 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살고 있음을. 그러면 우리가 받아 먹는 빵이 진정 생명의 빵이 되어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른(1열왕 19,8)’ 엘리야와 같이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글 | 원우재 요셉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