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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대 불신, 그리고 의심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7-23 12:11:38 조회수 : 805


‘신뢰’는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게 해주는 끈이자, 건강하고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로 발전하는 데 매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신뢰는 관계 안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주고, 공동체에 큰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렇다고 불신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살면서 다른 사람을 무조건 믿었다가 큰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불신은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당하지 않도록 우리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불신은 타인과 협력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만족이나 헌신을 가로막으며, 심지어 보복과 같은 적대적인 방식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특히 불신과 함께 나타나는 두려움, 의심, 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관계에 방어벽을 세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어벽은 상대방을 불신하면서 생긴 고통, 거절, 죄책감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관계가 점점 단절되고 악화되게 하기도 합니다. 


보통 개방적이고 정직한 의사소통은 신뢰를 쌓는 초석이 됩니다. 그러나 간혹 너무나 솔직한 의사소통을 하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것이나 필요로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과하게 요구할 수도 있고, 어떨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화를 내기도 하고, 이로 인해 갈등이 생겨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분명한 사실은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거나, 비밀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의심할 것도 없이 불신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타인을 믿고 신뢰하는 능력에 대해서만큼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교회의 문턱을 넘었고 세례를 받았다면, 관계에 대한 믿음의 능력이 대단히 높다는 뜻이니까요. 그러한 믿음의 능력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기적을 만듭니다. 그래서 믿음은 은총이고 선물입니다. 


아마도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깨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살면서 수없이 마주치게 될, 피할 수 없는 위기를 통해 오히려 관계가 더 두터워지고 믿음과 신뢰로 단단해질 수도 있으니, 너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관계 맺기를 통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글 | 황미구 비아(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