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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자살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6-25 10:45:37 조회수 : 996

‘우울증’은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단순히 우울한 감정 상태가 아닌, 그 이상을 말합니다. 슬픔과 불안은 우울증과 관련된 가장 흔한 감정 상태이지만, 분노와 짜증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주요한 감정들입니다. 우울증은 주의집중력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의 변화, 수면 장애, 삶의 에너지 저하, 식욕 상실, 감정 둔마, 부적절한 죄책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등과 같은 여러 증상을 동반합니다. 특히 깊은 절망감과 함께 자살 충동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은 남녀에 따라 조금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여성들은 우울할 때 스스로 비난하는 경향이 많고, 우울할수록 사람들로부터 숨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우울증이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고, 음식이나 친구 등과 같은 정서적 욕구로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반면에 남성들은 우울할 때 남을 비난하고, 갑자기 지나치게 적대적이 되거나 짜증을 내기도 하며, 공격적인 성향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남성들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스포츠나 술, 게임, 일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호전이 안 되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여성보다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우울증을 가진 이들은 스스로를 가치 없고, 필요 없는 존재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주위에서는 우울증을 겪는 것을 ‘게으름이나 의지력의 부족 때문’이라며 비난하기도 합니다. 신앙을 가진 이들은 우울증을 믿음이 부족한 증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를 우울증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 영적인 삶은 모두 얽혀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영역 중 하나가 달라지면 다른 영역도 함께 변화할 수 있습니다. 즉, 영성적인 삶의 태도가 변화하면,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이나 정서, 습관적인 나쁜 행동들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울증을 겪는 이들에게 “그건 별거 아니야.”라고 하거나 “생각을 바꿔봐.”라는 등,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재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도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 5,4)라고 하셨습니다. 공감은 모든 희망을 잃고 절망하는 이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특히,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도 깊은 공감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감을 통해 우울해 하는 이들이 이 세상에서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위로나 격려보다 더 큰 위안이 되는 공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오늘을 지켜줄 수도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꼭, 주님과 우리 모두와 함께 내일의 태양을 함께 맞이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글 | 황미구 비아(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