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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욕구) 알아차리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6-11 11:34:41 조회수 : 774

몇 년 전의 일입니다. 강의 중에 ‘욕구’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인간의 말이나 행동은 모두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며 욕구는 인간 누구에게나 필요한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순간순간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아차릴 수 있으면,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습관을 따라가지 않고 평화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가 원하는 것도 잘 이해하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중년 여성 한 분이 격앙된 음성으로 “선생님! 진짜 제가 이 욕구들을 다 원해도 되나요?”라고 말하며 통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그 누구도 그녀에게 ‘원하는 삶을 살아도 된다.’라고 말해 준 사람이 없었을뿐더러, 지금까지 ‘무엇을 원하는 것은 죄’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서글프게 울던지 그 장면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인간은 매 순간 원하는 것에 따라 움직입니다. 목이 마르면 일어나서 물을 찾고,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길을 나섭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시당하거나 이룰 수 없을 때는 슬프거나 무기력해집니다. 


상대와 갈등이 일어날 때, 우리는 흔히 내 말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상대의 잘못을 판별하기 위해 공격적이 됩니다. 상대방 때문에 불쾌하거나 화가 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대가 자극을 준 것은 맞지만, 내 감정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내가 원하는 것, 즉 ‘욕구’ 때문에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남편이 자녀들 앞에서 “네 엄마는 시야가 좁아서 문제야!”라고 말을 하면, 민망하고 서운해집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남편의 존중과 지지입니다. 하지만 그때, “당신은 얼마나 시야가 넓어서? 너희 아빠는 자기는 잘났다고 착각하는 게 문제야!”라고 반응한다면, 내가 원하는 존중과 지지는 어디에서도 표현되지 않습니다. 그럴땐 조용히 자신의 마음과 연결하여, 남편이 나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면 얼마나 고맙고 편안할지를 떠올리다 보면 평정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 남편의 표현에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남편에게 말해주고, 부부가 서로 존중하며 지지하고 살기를 원한다는 말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자극이 생길 때는, 잠깐 멈추어 자신의 욕구를 찾아보십시오.


우리가 삶에서 원하는 것(욕구)은 ‘사랑, 존중, 소통, 의미, 신뢰, 이해, 안전, 연결, 배려, 공감, 재미, 진실, 존재감, 홀가분함, 희망, 조화, 평화, 치유, 회복, 성장, 자유, 수용, 관심, 따듯함, 편안함, 돌봄, 부드러움, 친밀감, 기여, 나눔, 여유, 아름다움’ 등 인간에게 필요한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글 | 이윤정 요안나(비폭력대화 국제 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