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저는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진행한 비대면 요한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창세기, 탈출기, 마르코, 요한을 차례로 공부하는 청년성서모임에서는 각 과정이 끝날 때마다 3박 4일 정도 연수를 갖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종교 관련 모임과 식사, 숙박이 모두 금지되었기에, 지난해엔 연수가 아예 열리지 않았죠. 그리하여 2년 만에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요한 연수가 진행되었고, 신부님 네 분, 수녀님 한 분, 연수봉사자 10명, 연수생 40명이 함께 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처음 코로나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 상황이 금방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임이 가능해지면 만나서 다시 해야지, 어떻게 비대면으로 할 수 있나.’라는 마음에 성서모임 그룹 봉사를 마냥 미루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지며 외출 자체가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우울하다는 동료, 후배들이 많은데 말씀까지 놓아버리면 삶이 메말라 버릴 것 같아서, 작년 하반기부터 온라인을 통해, 그동안 멈췄던 성서모임 그룹 공부를 재개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보니, 비대면도 대면만큼 화기애애함이 넘쳤고,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그룹원들도 원래 알던 사람들처럼 가까워지는 걸 체험했습니다.
이처럼 그룹 공부는 비대면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연수는? 대면인 상황에서만 가능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과연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죠. 그래서 특별한 기대 없이 편하게 마음을 비운 채 참여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비대면이고 몸은 각자의 방에 있어도, 예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은 굉장한 기쁨이었습니다. 물론, 대면의 뜨거움을 온전히 따라갈 순 없지만, 그 한계 안에서 마음이 열려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지요.
이번 연수를 통해 비대면이든 대면이든 우리를 이끄시는 성령의 힘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는 것, 그래서 마련해 주신 것을 믿고 뒤따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도 깊게 새기게 되었죠. 그리고 연수봉사자들이 완벽하게 준비한 덕분에, 연수생은 방에 가만히 앉아 컴퓨터 화면만 바라봐도 여기저기로 순간 이동하니, 색다른 재미도 있었습니다.
이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주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와 ‘대면’이라는 사실을요! 사랑합니다.
글 | 김민정 스텔라(방송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