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sunfull)은 ‘착한 인터넷 댓글’을 함축한 의미로, 따뜻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선플의 반대는 악플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소중한 이들이 근거 없는 악플로 삶의 희망과 의미를 잃고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악플이 우리와 동떨어진 먼 세상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 신앙인을 슬프게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라는 예수님의 지엄하신 가르침을 실천해야 할 우리 신앙인이, 나와 의견이나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상대에게 유튜브와 악플로 무차별적으로 근거 없이 인신공격을 가하는 서글픈 현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앨리스 워커(Alice Walker)는 “유색인종은 갖가지 색의 꽃이 피어있는 꽃밭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꽃들이 있는 꽃밭이 더 아름답듯이,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다르다는 것은 ‘틀리다.’라는 의미가 아니고, ‘너와 나의 의견이 다를 뿐’인 것입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증오하며 악플로 상대방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생명을 위협하면서, 그것을 목격하는 선의의 사람들이 분별심을 잃게 만드는 일은 예수님의 말씀에 정반대되는 행위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이는 예수님의 제자라 할 수도,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 그러나 그가 네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마태 18,15-18)라고 하십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요한 17,14) 세상 속에서 예수님의 가치를 추구하고 제시합니다. 세속적 가치에 휘둘려 세상의 말만 믿고 따르며, 교회의 가르침을 듣지 않는다면 신앙인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 순교성인들은 세상의 가치를 초개같이 버리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목숨까지 기꺼이 바치신 분들입니다.
‘악플’은 착하고 선한 예수님의 마음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유 없는 분노와 증오의 표현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5-16)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거룩한 말씀을 따라 거룩한 삶을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실 군중들의 악플 심리에 의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셨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고, 나병 환자와 중풍 병자를 고쳐주시고, 오그라든 손과 귀먹고 말 못하는 이와 하혈하는 여인을 고쳐주시는 등 수많은 기적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셨지만 백성들은 그 순간에만 환호할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시기하여 모함하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교묘한 술수에 넘어가, 자신을 구원해주신 예수님을 배반하고 군중심리에 휩쓸려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함성을 지릅니다. 지금 우리도 예수님의 가르침에 귀 막고, 예수님을 못박으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묵상해봐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나라가 갈라서면 그 나라는 버티어 내지 못한다. 한 집안이 갈라서면 그 집안은 버티어 내지 못할 것이다.”(마르 3,24-25)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우리 천주교 신앙인이 서로 갈라선다면 버티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악플 말고, 선플로 서로 격려하는 사랑 가득한 공동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하며, 우리의 스승 예수님의 기도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겨 음미해봅니다. 아버지! 우리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 출처 – 선플 운동 https://sunfull.or.kr 사이트 글 발췌·요약
주님, 저희가 자신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도록,
진리를 찾아 길을 나서도록 가르쳐 주소서.
가서 보도록 저희를 가르쳐 주소서.
귀 기울이도록,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성급한 결론에 이르지 않도록 저희를 가르쳐 주소서.
저희가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으로 나아가도록,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도록,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피상적인 것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거짓된 겉모습에서 진리를 구별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머무시는 곳을 알아보는 은총과,
본 대로 전할 수 있는 정직함을 저희에게 주소서.
※ 출처 – 제55차 홍보 주일 교황 담화 발췌 https://cbc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