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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문제가 아니라 기회입니다(「사랑의 기쁨」 7항)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5-07 14:09:01 조회수 : 748

안부를 묻는 인사에 바쁘다.”라는 대답을 듣는 것은 어색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활동이 제한되었어도 하는 일 없이 바쁘네.”라는 말이 습관처럼 입에서 나옵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여유 있게 식사를 하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바쁜 현대인들의 사치라고 표현해도 크게 놀랍지 않습니다.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바쁘다.”라는 말은 열심히 사는 부지런한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소중한 것을 놓치거나 잃어버릴 수 있는 위기의 모습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내 생명의 시작이며, 그 생명을 받아주고 지켜준 가정은 어떤 이유로도 놓치거나 잃어버릴 수 없는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가정 안에서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힘은 더욱 크게 자라나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6-17).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는 사랑은 가정 안에서 특별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것을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갈라 5,22)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표현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사랑이 담긴 이 표현들이 가정 안에서 서로에게 더욱 잘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세 가지 말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것은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입니다. “가정에서 우리는 강압적이지 않게 해도 될까요?’라고 청해야 하며, 이기적이지 않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자기 잘못을 깨닫고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합니다”(사랑의 기쁨133).

 

바쁘다는 이유로 만남과 대화의 시간이 줄어들면 가정에서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문제가 발견된 위기의 가정이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기억하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면,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힘을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찾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인 가정은 이제 문제가 아니라 사랑으로 생명을 지켜낼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