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이 일과 안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자주 바치는 염경기도는 ‘성모송’입니다. 돈보스코 성인 역시 성모송을 각별히 사랑했습니다. 그분은 밤기도를 마치고 침실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잠들기 전 성모송을 꼭 세 번 바치기 바랍니다.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굳건히 지켜주실 것입니다. 평생토록 계속할 때 주님으로부터 받을 상급이 클 것입니다.”
저희 살레시안들 역시 돈보스코 성인의 모범을 따라 짧고 단순하면서도, 심오하고 아름다운 기도, 성모송을 애지중지합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강의를 하기 전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다리가 떨릴 때, 가끔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분노가 치밀어 얼굴이 후끈거릴 때도 성모송을 바치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진정됩니다.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성모송을 바칩니다.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님께서도 성모송을 끔찍이 사랑했습니다. 주교님은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은총을 지켜 영혼을 구원하고, 성모님께 헌신하는데, 성모송 세 번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침에 눈 뜰 때,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바치는 정성 담긴 성모송 세 번은 거룩함을 회복하고, 유혹 앞에 강건하게 하고, 궁극적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쳤습니다.
성모송의 첫째 부분,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는 하느님의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님께 외친 말입니다. 엘리사벳의 집에 도착한 성모님께서 그녀에게 인사를 하니 그 인사말을 들은 태중의 아기가 뛰놀았습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그녀의 외침은 성모송의 둘째 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죄인인 인간들의 필요에 따라 교회가 첨가하였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이렇게 성모송은 짧은 기도문이지만, 구약을 상징하는 엘리사벳이 신약을 상징하는 성모님과 연결되는 매우 아름답고 심오한 기도입니다. 신약과 구약은 이 안에서 조화를 이룹니다.
성모송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라고 성모님의 이름을 부르지만, 궁극적으로 아들 예수님께 드리는 인사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향한 끊임없는 찬미의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 우리는 성모송을 반복하는데, 그 자체가 예수님의 인류 구원의 신비를 계속 묵상하도록 이끄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성모송을 바칠 때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성모님의 아들이시라는 진리를 기억하고 우리도 성모님처럼 주님 은총으로 충만한 존재, 주님 현존으로 인한 복된 존재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