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꼰대’ 이야기(세대 간 정의)
가끔 두려움에 잠기곤 해/ 내가 바라는 대로 살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 가끔 두려움에 잠기곤 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나/ 계획할 수 있나/ 바꿀 수는 있나/ 기후위기 위기/ 우리가 놓친 게 무얼까/ 찾을 수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나/ 이미 아픈 사람이 너무 많아/ 땅이 잠긴 나라들/ 농사가 망한 농민들/ 코로나 걸린 사람들/ 사회적 약자/ 왜! 피해는 낮!은 곳에서!부터
- ‘가끔’(지영 글․노래)
이 글은 2020년 9월 25일 ‘청소년 기후행동’의 온라인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직접 작사·작곡하여 부른 노랫말입니다. 기후위기로 불안한 청소년들의 심정과 기후위기의 결과가 온전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확히 알고 표현했습니다.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는 2018년 8월, 16세의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위기에 대한 긴급한 대응을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했던 1인 시위에서 시작된 전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입니다. 한국에서도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가 2019년에는 거리에서, 2020년에는 온라인과 거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도 학생들의 이 기후파업에 연대하였는데, 참여한 학생들을 보고, 또 위의 노래를 들으며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에 마음이 많이 울렁거렸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나온 학생들에게 ‘기특하다, 고맙다.’라는 표현도 하며 말을 붙여보기도 했었는데요.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가 한 말이 기후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싫어하는 세 유형의 ‘기후 꼰대’ 대화법 중의 하나였습니다. ‘학생들 참 기특하고 고맙다.’ ‘지금은 학생이니 먼저 공부해서 과학자나 활동가가 되어 기후행동을 하면 좋겠다.’ ‘이런다고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아…’
그럼,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어떻게 말씀하실까요?
2020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홍보영상에서 교황님은 「찬미받으소서(L.S)」 160항을 인용하시며 ‘우리 후손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바로 기후행진을 하는 청소년들이 외칩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기후정의!, 기후정의가 언제 실현되기를 바랍니까?-지금 당장!!”, 이 외침에 이어 교황님은 “이 질문에 이끌려, 저는 「찬미받으소서」 주간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교황님은 지금 당장 우리가 기후정의를 위한 행동에 직접 나가도록 초대하십니다.
“세대 간 연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우리가 받은 지구는 우리 후손들에게도 속하기 때문입니다”(L.S 159).
글 | 임미정 살루스 수녀(장상연합회 JPIC분과 위원회, SOL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