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기
A_ (남편에게)“당신 이기적인 거 이제 알았어? 당신 친구도 그러더라. 당신 학교 다닐 때도 남들 배려하는 따듯함은 없었다고. 내가 참아서 그렇지, 솔직히 말하면 당신 인정머리 없는 거 맞아!”
B_ “반장님, 제가 솔직한 사람이라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사람들한테 그렇게 잘할 필요 없어요. 반원들이 오히려 반장님 순하다고 우습게 알아요. 협조 안 하잖아요. 강하게 하셔야 해요. 다 소용없어요!”
이들은 과연 솔직한 사람들일까요?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에 대해서 ‘나는 뒤끝 없어, 솔직하고 화통하잖아.’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비폭력대화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한 측면은 ‘솔직하게 말하기’이고, 다른 한 측면은 ‘공감으로 듣기’입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기란, 대놓고 타인에게 비난, 평가, 조언, 비교,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즉,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솔직하게 말하라.’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서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공감으로 듣기’는 상대가 하는 말을 나에 대한 비난으로 듣지 않고, 상대의 고통과 결핍 때문에 하는 비극적인 표현임을 알아차리면서 상대의 느낌과 욕구로 듣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두사람의 이야기를 ‘비폭력 대화 솔직하게 말하기’로 표현해 볼까요?
A_ 남편에게 이기적이라고 말한 아내는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남편이 혼자 동태찜을 다 먹어서 화가 났습니다.
→ “당신이 동태찜을 혼자 다 먹은 것을 보고(관찰) 걱정도 되고 서운했어요(느낌). 과식하지 않고 식사량 잘 조절해서 다시는 당수치가 올라가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안 먹은 식구에게도 남겨 주길 바랐고(욕구). 다음엔 두 토막 정도로 양을 정하면 어때요?(부탁)”
B_ 반장한테 반원들의 불평을 대신한 자매는 실은 협조 안 하는 반원들이 야속했습니다.
→ “반장님, 구역반장 하시기 힘드시죠? 반원들이 지난번 성당 청소 때 세 명 온 거 보고(관찰) 저도 너무 섭섭하고 속상했어요(느낌). 서로 협조하고 마음을 모으면 좋을 텐데(욕구). 어떻게 하면 더 참여하게 할지 방법을 같이 찾아볼까요?(부탁)”
강하게 말한다고 상대가 명료하게 알아듣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는 질적인 연결입니다. 말을 하기 전에 상대와 연결의 의도를 떠올리고 내 마음 안에 있는 비난과 평가, 가르치거나 충고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그다음 한 번쯤 심호흡하고 말을 시작하면 됩니다. (1) 보고 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로 말합니다. (2) 관찰에 대한 내 느낌을 표현하고, (3) 그 원인인 욕구(욕구-존중, 사랑, 소통 등 인간이 지니는 보편적인 가치)를 말합니다. (4) 마지막으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부탁을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매 순간 ‘깨어있으라.’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내가 하는 말에 늘 깨어있다면 우리는 좀 더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이윤정 요안나(비폭력대화 국제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