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그 아름다운 사랑
재원이 아빠는 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얼마 전에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여섯 살 재원이의 반응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재원이는 자기 방에서 혼자 잠도 잘 잤는데 동생이 태어나면서 퇴행 현상을 보입니다. 아빠 엄마가 정원이만 데리고 자는 것을 보면 샘이 나는지 “혼자 자는 게 무섭다.”고 엄살을 부리며 자기도 같이 자겠다고 떼를 쓰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재원이가 “엄마 아빠는 이젠 정원이만 사랑하잖아!”라고 말하자 아빠는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넌 이제 오빠가 됐고, 곧 학교도 입학할 텐데 그런 말 하면 학교에 갈 수 있겠어?”라고 말해놓고는 아무래도 적절한 반응을 못 한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재원이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동생이 태어나 모든 관심이 아기한테 쏠리는 상황에서 어른들은 재원이에게 ‘공감’을 해주어야 합니다. ‘공감’은 상대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하여 마음을 이해해주고 그 마음에 머물러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섯 살에 오빠가 된 재원이는 요즘 마음이 어떨까요? 함께 그 느낌을 추측해 볼까요?
① 동생의 출현이 반갑기도 하지만, 내 사랑을 빼앗긴 거 같아서 슬프고 외롭습니다. ② 나만 빼놓고 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고, 아빠와 엄마의 태도가 신경이 쓰여요. ③ 이제는 나보다 동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섭섭하고 속상합니다. ④ 나보고 자꾸만 멋진 오빠가 되라고 하니 부담스럽고 괴로워요. ⑤ 나도 엄마 찌찌도 만지고 싶고 엄마한테 안겨서 자고 싶은데, 짜증 나고 아가가 미워요.
재원이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볼까요?
① 나도 아가처럼 사랑해주기를 원합니다. ② 나도 안방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어요. 같이 자고 싶고, 아가처럼 돌봄을 받고 싶어요. ③ 나도 중요하게 여겨지면 좋겠어요. ④ 나는 아직 꼬마라는 걸 이해해주세요. 배려가 필요해요. 관심도 더 받고 싶고요. ⑤ 스킨십도 필요해요. 유대도 중요하고 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세요.
그렇다면 재원이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요?
“요즘 우리 재원이가 마음이 매우 아파? 동생이 생겨서 반갑기도 하고 신이 나지만, 사람들이 재원이보다 정원이를 사랑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슬퍼? 재원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사람들이 재원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해?”
아이가 표현하는 고통을 어른 관점에서 해결하지 마시고, 관심과 사랑으로 들어주시면서 공감으로 반응해주시기를 권합니다. 상대를 판단하지 마시고 그 사람의 느낌과 원하는 것을 알아주세요. 공감을 잘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연습이랍니다. 그 아름다운 사랑으로 상대에게 손을 내밀어주세요.
글 | 이윤정 요안나(비폭력대화 국제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