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와 닮은 우리 세상(✽스포일러 주의)
요즘 인기 높은 한국 SF영화 <승리호>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암울한 미래 사회 모습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너무 닮아 있어서였습니다.
‘영화 속 지구 사람’들은 방독면을 쓰고 있습니다. 대기오염이 너무 심해져서라고 합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우리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습니다. ‘영화 속 가난한 사람’들은 몇 푼 안 되는 돈을 벌려고 목숨을 걸고 과속주행하며 바쁘게 살아갑니다. 생존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우리와 닮았습니다. ‘영화 속 부유한 사람’들은 우주로 이주해 인공으로 만들어낸 초록빛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죽지 않는 불멸의 기술을 개발하고 화성 여행을 기획하는 지금의 세계적 주식 부자들과 닮았습니다. ‘영화 속 행복한 인공 세계’는 초록빛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폐기물을 만들어냅니다. 그 쓰레기는 모두 지구로 쏟아져 내려갑니다. 초록빛이 짙어지고 행복해질수록, 지구에 남은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집니다.
세상은 점점 영화와 비슷해지는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남부지방 2월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원래 따뜻하던 지역에 갑작스러운 한파가 오자, 전기마저 끊어져 기후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도 한파와 이상 기후로 기온이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기후변화의 핵심 원인은 우리가 살아가며 배출한 탄소 때문입니다. 우리는 공장을 가동하며 석유를 태우고, 난방을 위해 가스를 태우고, 전기를 만들기 위해 석탄을 태웁니다.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석유나 석탄은 화석연료입니다. 화석연료는 지구의 자원을 캐내어 태우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이 방식은 탄소배출로 기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자동차와 플라스틱도 미세먼지와 해양쓰레기를 만들어내 지구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당장 편리하기 위해 지구와 미래를 희생시키는 방식입니다. 반면 태양광이나 풍력은 떨어지는 에너지를 받아쓰는 방식입니다. 기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승리호에서 세계를 구하는 사람은 작고 순진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해 아이를 구해내려 한 사람들이 진짜 영웅이었습니다. 주인공이 가져온 메시지를 잘 읽고 행동한 사람들이 세상을 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 세상에 주님의 메시지는 와 있지만, 사람들이 믿지 않아 심판을 받게 될 수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상 기후와 미세먼지는 어쩌면 우리에게 보내신 하느님의 메시지일지 모릅니다. 알아듣고 믿고 행동해야 주님 앞에, 그리고 우리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글 | 이원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LAB2050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