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
프란치스코 교종은 생태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적 사회적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통합 생태론(integral ecology)”을 제안합니다(<찬미받으소서> 137항).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환경위기와 사회위기라는 별도의 두 위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적인 위기에 당면한 것입니다”(139항). 환경위기는 자연의 문제이면서 근원적으로는 성장과 개발, 곧 사람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코로나19 감염은 질병의 문제이면서 근본적으로는 성장과 개발, 곧 사람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생명과 비생명, 식물과 동물, 인간과 자연으로 분리해서 보기 쉽지만,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89항). 하나의 ‘나무’나 ‘물고기’는 관념일 뿐, 현실에서 나무와 물고기는 땅과 물과 연결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연결이 없으면 생명도 없습니다. 땅과 물은 개별 생명체의 어머니입니다. 동물은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뱉습니다. 인간도 “자연과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합니다(139항). 순환이 없으면 생명도 없습니다. 성경의 창조질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존엄하며, 인간은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자연을 존중하고 돌봐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만물의 근원적 유대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통합 생태론은 자연환경을 경제, 사회, 문화, 일상생활의 측면에서 고려하고, 공동선과 세대 간 정의의 문제도 함께 고려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부분이며 사회는 자연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연생태계는 “이산화탄소의 분해, 물의 정화, 질병과 전염병의 통제, 토양의 형성, 배설물의 분해”처럼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일을 수행합니다. 사회는 인간의 힘만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미리 주어진 것”을 기반으로 유지됩니다(140항). 오늘날 경제는 자연을 ‘언제나 저기 있는 것’ 정도로 여기고 자연과 무관한 듯 행세하지만, ‘희소한 자원의 관리와 분배의 원리’를 다루는 경제는 근원적으로 자연의 제약을 받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자연은 유한합니다.
현대 세계를 지배하는 ‘성장’과 ‘개발’ 패러다임은 기계론적 관점에서 자연을 대상화, 도구화했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들도 희생됩니다. 통합 생태론의 관점에서 생태문제에 접근한다는 것은 결국 오늘날 ‘종교’의 반열에 오른 이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태문제를 뿌리에서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하여, 생태문제는 “사회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적인 위기”라는 것을 재확인하게 됩니다(139항).
글 | 조현철 프란치스코 신부(예수회, 서강대 교수, 녹색연합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