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적을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찾나요
‘교적’(敎籍)은 한국천주교회의 ‘고유한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신부님들이 선교를 나가 있는 지역 교회가 아니면 ‘교적’이라는 문서는 없습니다. 교적은 옛날에 본당 신부가 공소를 방문하여 판공 성사를 집전할 때, 공소 회장이 신자들의 인적사항, 성사 관계, 신앙 생활 등을 기록한 ‘공소 인명록’을 작성하여 본당 신부에게 보고했었는데, 이것이 발전한 것입니다.
현재 한국천주교회에서는 교회의 ‘하느님 경배 행위, 재정, 미사, 신자들의 신앙 생활’에 관계된 교적을 ‘통합양업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전산화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교적 안에는 ‘세례, 견진, 판공’ 등의 성사 생활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교적은 한 명의 사제가 여러 명의 신자의 신앙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록한 것에서 출발하기에, 위의 사항들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고해 성사를 볼 수 있도록 (사제 한 명이 많은 신자의 성사 생활을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또 그런 관습이 정착되어 판공 성사 제도가 생겼습니다.
교회는 ‘교회법 제 920조 1항’에서 모든 신자는 일 년에 한 번 성체를 영할 의무가 있으며, 2항에서는 특히, ‘부활 시기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체를 영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해 성사를 보아야 하기에 이것이 부활 시기에 이루어졌고 또 성탄때도 이루어지면서 판공 성사의 기본 틀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교적은 세례증명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즉 세례를 받은 후 교적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세례를 받은 후에, 혹은 신앙생활을 하다가 성당을 오랜 기간 멀리하신 분들은 자신의 교적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실 것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 교적은 마지막 신앙 생활을 했던 본당에 남아 있습니다. 또 교적은 전산화 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본당이든지 사무실에 찾아가 본인의 교적을 찾고 신앙 생활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면 교적을 찾을 수 있고, 현재 어느 본당에 속해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적을 잃어버렸다고 근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혹시 세례 문서를 통해서 만들어진 교적이 전산화 과정에서 누락되어 찾을 수 없다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세례를 받은 증거만 있으면 다시 세례 대장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적을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교적은 잃어버려도 본당에 문의하여 쉽게 찾을 수 있고, 못 찾는다 하더라고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교적을 잃어버린 것보다 다시는 신앙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최영균 그레고리오 신부(교구 제1심 법원 성사보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