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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믿는다는 것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2-01 16:36:01 조회수 : 518

말씀을 믿는다는 것



말씀을 믿는다는 것, 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아닙니다. 내 삶의 길이 평탄할 것이라는 기대도 아닙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아닙니다. 나의 기도가 모두 다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아닙니다. 무작정으로 신뢰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 삶의 길이 평탄하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나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 영혼이 어떤 부정적인 것도 체험하지 않는 것입니다. ,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나에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일 앞에서도 오로지 하느님께 대한 신뢰 덕분에 절망하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삶의 교훈(앞으로의 말과 행동이나 삶에 지침이 될 만한 가르침)을 얻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내 영혼이 외적인 부정적 체험에도 불구하고, 말씀으로 인해 내적으로는 어떤 부정적인 것도 체험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씀을 믿는다는 것, ‘이렇게 살면, 나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사랑받을 거야.’라는 믿음도 아니고, ‘저렇게 살면, 나는 하느님 나라에 갈 거야.’라는 믿음도 아닙니다.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얘야, 너는 나약한 존재야. 그래서 유혹에도 넘어가고, 죄도 짓고, 미워도 하고, 상처도 받는 것이야. 그런데 그것 아니? 네가 유혹에 넘어갈 때도, 죄를 지을 때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미움받을 때도, 그리고 상처 주고 상처받을 때도, 내가 너의 옆에 함께 있으면서 말리기도 하고 다독거리면서 위로도 했다는 사실을네가 힘들게 지고 갔던 그 십자가를 내가 함께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이라며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며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 앞에서 내가 하는 것은, 복음 속 가나안 부인처럼,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면서 그분의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말씀을 믿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자기 연민에 잠겨있거나 자기 바람을 요구하기보다, 가나안 부인처럼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자신을 내어 맡깁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은 그분의 자비 앞에서 자신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게 되며, 하느님에게서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저는 나약하고 부족합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마주합니다.”라고 외치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향한 신앙고백입니다.


나의 내면 깊은 곳에서 들리는 그분의 말씀을 조용히 들으며 말씀이신 그분에게 나의 시선을 맞추면, 나에게 자비와 사랑이 가득하신 그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분을 마주하고, 그분의 자비와 사랑에 내 모든 것을 맡기면서, ‘그분 자비와 사랑의 말씀에 의해, 내가 기쁘게 변화 받는 것이 말씀을 믿는 것입니다.


| 박형주 안드레아 신부(정남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