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를 통해 본
‘하느님의 말씀 주일’ 살펴보기
저는 “주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서 “그 주일을 온전히 하느님 말씀에 바쳐 주님과 주님의 백성이 나누는 끊임없는 대화에서 샘솟는 마르지 않는 부요를 이해하게 해야 한다.”(교황 교서 「자비와 비참」[Misericordia et Misera], 7항)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전례 주년의 주일 가운데 하루를 하느님 말씀에 특별한 방식으로 봉헌함으로써, 부활하신 주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위하여 당신 말씀의 보고를 열어 주시는지 교회는 새롭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헤아릴 수 없는 풍요로움을 세상에 선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교서를 통하여 저는, 그동안 제가 하느님 백성에게 받아 온 수많은 요구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바로, 온 교회가 하나 된 지향으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거행하게 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교서를 통하여,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 말씀의 거행과 성찰과 전파를 위하여 봉헌하는 날로 선언합니다. 이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해마다 우리가 유다인들과 맺는 유대를 강화하고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도록 초대받는 바로 그 기간에 시의적절하게 자리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기상의 우연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 거행은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성경은 듣는 이들에게 참되고 굳건한 일치에 이르는 길을 가리켜 주기 때문입니다.
여러 공동체들은 저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장엄한 날로 지낼 고유한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성찬례 거행에서 성경 봉정을 함으로써 하느님 말씀의 규범적 가치에 회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는, 특별한 방식으로 주님 말씀의 선포를 강조하고, 강론에서도 주님 말씀에 마땅히 드려야 하는 공경을 부각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주교들은 독서직 수여 예식 또는 이와 유사하게 독서자 위임식을 거행하여, 전례 안에서 하느님 말씀의 선포가 지니는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시종직 또는 비정규 성체 분배자의 경우에 이미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말씀의 진정한 선포자 육성을 위한 신자 교육을 마련하고자 다시 한번 새롭게 노력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본당 주임 사제들은 성경 전체 또는 성경의 여러 책들 가운데 하나를 회중 전체에게 제시하는 여러 방법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날마다 성경을 읽으면서 성찰하고 기도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통하여, 하느님 백성이 성경을 더욱더 경건하고 친숙하게 대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그 옛날 성경 저자의 가르침을 되새겨봅니다. “그 말씀은 너희에게 아주 가까이 있다. 너희의 입과 너희의 마음에 있기 때문에, 너희가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신명 30,14).
- ‘하느님의 말씀 주일’ 제정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자의 교서 형태의 교황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