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영성체 교육의 주안점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
코로나 시대에 대다수 본당이 교리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최소한 첫영성체 교육만큼은 비대면과 대면을 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영성체 교육의 주안점은 교재마다 다양하다. 가정의 복음화를 중점으로 두거나, 삼위일체 영성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정신을 키워야 한다는 곳도 있다. 모두 일리가 있으나 코로나 이전처럼 많은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 안에서 첫영성체의 근본적인 주안점은 “사제의 손으로 축성한 성체를 하느님과 동일하게 경외심을 가지고 대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아이들에게 많은 교리를 알려주고 부모교육을 한다 해도 ‘성체께 대한 경외심’이라는 신심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온라인 미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성찬례를 더 멀리하게 되리라고 예측된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은 권고 ‘사랑의 성사’를 통해 성체조배를 통해서만 영성체가 심오하고 참되게 신앙을 성숙하게 만든다고 하시며, “특히 첫영성체 준비 때에 어린이들이 예수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어떤 의미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지 교육을 받고 성체 안의 그분의 현존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도록 도와줄 것을 권유한다.”(66-67항 참조)라고 말씀하신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체조배 교육을 우리는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사랑의 성사에서 언급된 “성체 안의 그분의 현존에 대한 경외심”이란 요소가 첫영성체의 본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며, 첫영성체 교육은 이 요소를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사랑의 성사라는 문헌은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그 밖의 성사를 풀이하고 있으며 성찬례를 중심으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영성을 제시하기에, 이러한 구성이 첫영성체 교육을 준비하는 데에 훌륭한 준거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미사 전례 안에서 습관적으로 성체를 모셨기에, 모시는 그 순간의 신비감을 잘 살리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황청 권고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과도한 평화예식을 절제하는 것은 성체를 모시는 신비감을 훼손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어느 본당에서는 이 신비감을 간직하기 위해 성체를 모실 때마다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혀로 모시게 하며, 성체를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사들이 양 편에서 성체받이로 받쳤다고 한다. 이러한 전례적 노력은 성체를 모시는 신비감을 잘 간직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며, 첫영성체 예식 때 이러한 요소를 잘 살리면 교육적 효과가 더 좋을 것이다.
“모든 중요한 개혁은 주님께서 성찬을 통하여 당신 백성들 가운데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과 어느 모로든 연결되어 왔습니다.”(사랑의 성사, 6항)라는 말씀처럼 “성체 안의 그분의 현존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우는 첫영성체 교육이 성찬례와 멀어진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신앙 여정에 꼭 필요한 전환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글 | 서용운 미카엘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1국)